재래시장의 상권은 지역개발이 진전됨에 따라 점차 쇠퇴해 가는 경향에 있으며 구도심 상권은 새로운 상권이 등장한 후에는 부도심 상권으로 그 지위가 낮아지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구도심 상권뿐만 아니라 기존의 상권에서도 대형할인점이 진입하는 경우에 침체를 나타내고 있으며 외생적 변수로 경기 하락은 재래시장 상권의 영업 상태에 직접적 타격을 입히기도 한다.
1996년 유통시장의 전면적 개방 이후 국내 유통시장은 ‘유통혁명’이라고 할 만큼 급격한 변화 과정에 놓이게 되었다. 새로운 유통업 형태로 등장한 대형할인점의 저가격․고품질 전략은 일반상가, 재래시장, 백화점 등 기존의 모든 업체의 위축을 초래했다. 이러한 경향은 최근 그 성장세가 더욱 빨라지고 진출지역도 훨씬 많아지고 있다. 20만 명당 대형할인점 하나라는 도식에서 벗어나 인구 5만 명당 하나라도 영업이 될 수 있다는 논리가 확산하면서 수도권은 물론이고 거의 모든 지방에까지 추가적인 대형할인점이 입점하기 시작하였다.
재래시장 기능이 고전을 면치 못하게 된 것은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의 영향 때문이기도 하다. 대형할인점은 구매장소를 결정하는데 가격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자들의 반응을 파악하였으며 이것이 빠른 성장을 보인 주된 이유가 되었다. 상대적으로 재래시장은 그때까지의 가격으로 경쟁력을 유지하던 상태에서 유일한 경쟁력을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또한, 사회적으로 맞벌이 부부 증가는 주말 대량구매 패턴을 정착시키게 되었으며, 신세대의 주력 구매층 등장은 가격과 함께 편의성과 재미를 동시에 추구하는 쇼핑의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화를 확산시켰는데 이러한 경향도 일반 상가나 재래시장의 고객 감소를 부채질하였다. 계층 간 소득격차 확대로 말미암은 소비의 양극화 현상으로 고소득층은 소득증가로 백화점 등에서 구매를 확대하고 있지만 저소득층은 실업 등의 영향으로 소비를 지속적으로 낮추는 실정으로 후자가 주력 고객인 재래시장과의 중소유통업체의 매출 감소는 계속될 수밖에 없었다.
한편, 1996년 유통시장 개방 이래로 정부정책의 기본방향은 유통시장에서의 경쟁촉진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었고, 대형할인점의 진입을 유․무형적으로 억제했던 법적 및 제도적 규제를 모두 철폐했는데 재래시장이 타격을 입은 바는 매우 컸다. 정부의 규제완화 조치는 유통산업의 발전과 유통질서 확립이라는 면에서는 긍정할만하지만, 재래시장과 중소유통업 붕괴라는 부작용을 초래하였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재래시장을 비롯한 중소유통업을 활성화하는 다양한 대책을 잇달아 마련되어왔고 아직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재래시장 활성화와 관련하여 재래시장을 중심으로 노점상의 수가 많아지고 재래시장 주변의 주요 도로와 이면도로에서 노점상들이 증가하고 또 계속되는 단속에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재래시장을 중심으로 주요간선도로에도 보행자 도로를 점유한 노점상들로 시민들의 보행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으며 도시미관을 해치고 있는데 이러한 문제 해결이 선행되지 않고는 재래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본방략 자체가 불투명한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노점상 행위는 주변에서 영업하는 재래시장의 점포상인들에게 피해를 주기도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노점상은 도시 저소득층의 주요한 생계수단이며 최근의 경기하에서는 일종의 자구적 실업대책이기도 하다. 이렇듯 노점상은 재래시장 활성화를 둘러싸고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동시에 갖고 있고 이러한 노점상의 이중적 측면으로 노점상에 대한 문제 인식에 혼란이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해 볼 때 여기서는 재래시장 상권 활성화에 초점을 노점상 정비와 관리라는 초점에 맞추어 접근한다. 종래의 재래시장 상권 활성화 연구가 주로 정책적 차원에서의 거시적 논의인 점에 비추어 여기서는 종합적 대책과 파생되는 문제점을 함께 강구함에 따라 근본적으로 재래시장 활성화에 근간을 두고 노점상의 입장도 함께 고려하여 정비계획을 실현하는 것이란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