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산업단지에 정유·화학·자동차·조선 등 중화학공업을 지원하는 울산항이 개항 60주년을 맞았다. 1963년 개항 이래 대한민국 경제발전과 국부창출을 견인한 해상관문 역할을 한 지 어언 60년이다. 그동안 울산항은 국내 1위, 세계 4위의 액체화물 처리항만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최근 울산경제 성장의 둔화와 함께 울산항 물동량이 정체되고 있고 신항개발도 지지부진하다. 울산항이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동북아 에너지 항만으로서의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할수 있도록 울산시를 비롯한 산학연관이 지혜를 모아야할 것이다.
울산항만공사는 8일 롯데호텔에서 개항 60주년을 기념해 제7회 항만안전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콘퍼런스에서 울산연구원 이은규 선임연구위원은 울산항의 지역경제 기여 효과에 대해 설명한 뒤 지역 산업의 성장 전략과 연계한 항만 산업 성장 전략과 지속적인 항만 서비스 요구에 따른 인프라 투자를 주문했다. 이어 항만 안전 제고 방안을 모색하는 항만안전 콘퍼런스도 열렸다.
울산항만공사는 올해 ‘친환경 에너지 특화항만’으로 도약하겠다는 새 비전을 제시했다. 울산의 미래가 걸린 신항만을 ‘친환경 에너지 특화항만’으로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북신항은 LNG 터미널+LNG 벙커링, LNG를 활용한 수소 복합단지 조성 등을, 남신항은 1단계 잡화부두의 액체화물 부두로 용도 변경, 부유식 해상풍력 지원부두 활용 등의 사업을 계획중이다.
하지만, 산업수도 울산과 함께 운명을 같이 할 울산항의 앞날은 순탄히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4대 오일허브’ 조성을 목표로 2013년 첫 삽을 뜬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은 10년째 지지부진하다. 사업 목표연도를 고무줄처럼 늘렸지만, 1단계(북항) 구간은 상업운항 조차 못하고 있다. 이 사업으로 울산에 석유거래 시장이 열리고,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금융산업이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잿빛으로 바뀐지 오래다.
인접한 ‘부산의 굴기’도 위협요인이다. 조만간 부산은 가덕도 신공항과 부산항(세계 2위 환적항)을 연계한 복합물류체계를 구축, 세계적인 ‘물류 허브’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울산항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려면 산업변화에 발빠르게 부응해 ‘친환경 에너지 특화항만’으로서의 장점을 살리는 길 뿐이다, 울산시와 항만공사는 울산항의 미래가 과거처럼 구호에 그치는 일이 없도록 정책 발굴과 투자유치, 개발사업 추진에 더욱 주마가편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