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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래교육에 대한 소고(신기왕 박사 기고문)
언론사 울산제일일보 조회수 739
작성일 2023-10-19 게재일자 2023-10-19

http://www.ujeil.com/news/articleView.html?idxno=335246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미래사회의 능력이 무엇인가는 교육 담당자뿐만 아니라 부모들에게도 가장 관심 있는 질문이다. 미래교육에 대한 접근은 주로 AI 활용, 디지털 교과서와 같은 기술적 진보를 어떻게 교육에 활용하는가에 맞춰져 있지만 기술은 교육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전제조건에 불과하다. 근본적으로 미래를 위한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식을 습득하는 방법을 아는 자기주도학습 능력이라고 많은 학자는 말하고 있다.

 

지금도 수많은 지식과 정보가 넘쳐나기 때문에 미래에는 모든 교육을 학교에서처럼 교수자에 의해 구조화, 체계화하여 전달할 수는 없다. 또한 오늘날에도 교육은 제도적으로 인정된 기관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소와 다양한 방식으로 학습자에게 제공되고 있고 이와 같은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따라서 미래사회에 필요한 능력은 교육과정에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것이 아닌 자기주도적이고 주체적인 학습이라고 생각한다,

 

교육부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서 지식과 정보의 폭발적 증대와 불확실한 미래사회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하려면 주체성, 책임감, 적극적 태도를 갖추는 학습자 주체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학습자 주체성(student agency)’이란 개념은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학습자를 의미하지만, 동시에 자신과 다른 관점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능력을 포함한다. 이처럼 미래교육의 방향은 분명하지만 오늘날 우리 사회의 모습은 이와는 반대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오늘날 우리 교육은 학생들의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생각과 행동을 존중하기보다 학생들을 거대한 울타리 안에 가두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지나친 비약일 수도 있지만, 이러한 현상은 부모가 자녀의 학습과 행동에 지나치게 개입하면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자녀 교육에 극성인 부모들은 아이들이 앞에 놓인 장애물을 스스로 극복하도록 하지 않고 부모가 앞장서서 장애물을 치워주려고 애쓴다. 또 자녀가 미숙한 생각을 하고 있다며 스스로 생각할 여유를 주지 않고 부모의 관점에서 해법을 제시한다. 과거에 또래 사이에서 흔하게 나타났던 문제들에 대해서도 아이들이 스스로 해결하도록 하지 않고 오히려 개입부터 하려고 한다. 일부 부모들의 이와 같은 교육관은 학생들이 자신과 다른 다양한 관점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기회를 사라지게 함으로써 학생 중심의 교육활동을 위축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우리 때에는 자식이 많아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지만 한 자식 한 자식 신경 쓰지 않아도 다들 스스로 알아서 잘 크더라.” 부모가 자녀의 교육에 지나치게 간섭하는 요즘 세대에 대해 불만을 가진 나이 지긋한 분들이 하는 말이다. 중장년 세대의 부모님들 대부분은 자녀의 학습에 대해 크게 간섭하지 않았다.

 

필자가 어렸을 때는 공부를 하기보다 또래와 함께 노느라 저녁 시간이 다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가곤 했다. 상급학교로 진학하면 다른 학생들에게 뒤처지지 않으려고 스스로 계획하고 다짐하며 공부했다. 작심삼일로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그럴듯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려고 노력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또래들과 소통하고, 유치해 보이는 행동에도 웃음을 터트리는 학창시절이었다고 하면 과거에 대한 지나친 미화일까?

 

미래교육에 대한 해법은 부모세대의 교육관에서 찾는 것이 더 빠를 수 있을 것 같다. 미래교육의 목표는 변화하는 세계에서 전 생애에 걸쳐 유용하게 활용할 주체적인 학습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하고 계획하고 행동하게 하고, 한 걸음을 더 나아가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미래교육은 부모의 지나친 개입보다는 자녀의 자율적이고 주체적인 생각과 행동을 존중하고 함양시키는 것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신기왕 교육학박사·울산연구원 책임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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