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정원 랜드마크와 세계 최대 성경책 설치, 태화사 복원 등 울산시가 구상하는 역점 신사업을 검토하기 위한 용역 예산이 시의회 상임위 추경심사를 통과했다.
울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위원장 문석주)는 제241회 임시회 중인 13일 상임위를 열고 '2023년도 제3회 울산시 추가경정예산안' 계수조정을 실시했다.
계수조정 결과, 공약추진단의 '주민배심원 전체회의 행사운영비' 1,000만원을 시민홀 등 기존 시설물 활용으로 예산절감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전액 삭감했다.
이목이 집중됐던 '역점 신사업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비' 5억원은 이날 산건위를 통과함에 따라 14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앞두게 됐다.
울산시가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울산연구원에 맡길 이 용역은 울산을 대표하는 특색 있는 랜드마크를 설치해 관광을 활성화하려는 민선 8기 역점 신사업 기본계획을 구체화하기 위한 것이다.
용역은 남구 달동 번영사거리에 5m 높이의 공중정원을 만들어 지역대표 랜드마크가 될 조형물을 설치하고, 천주교 3대 성지인 울주군 상북면 살티공소에 세계 최대 성경책을 제작·전시하며, 중구 태화동 일대 태화사를 복원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는 내용이다.
산건위원들은 지난 5일 추경 예비심사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우려한 바 있어 예산 삭감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으나, 이날 그대로 통과됐다.
이와 관련해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인 울산시민연대는 12일 논평을 통해 "내년 지자체 재정위기 상황을 앞두고 적절치 못한 보여주기식 사업에 매몰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구태의연하고 낭비성인 사업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민연대는 "세계 최대 조형물 등의 사업이 관광객 유치 등 효과는 없고 이후 유지보수와 같은 비용만 잡아먹는 대표적 예산 낭비 사업이라는 것이 숱하게 확인되고 있다"며 "막대한 조성 비용 대비 형편없는 관광객 유치, 처치 곤란에 처한 결과 등이 심심찮게 보도되고 해당 지역은 오히려 조롱의 대상이 되곤 한다"고 비판했다.
또 "종교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받고 있다"며 "천주교 성지에 세계 최대 성경책을 전시해 랜드마크로 조성하려는 사업에 대해서는 천주교 부산교구나 울산대리구와의 사전 협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어 "세수감소, 경제하향 등이 반영된 중앙정부 예산안이 나오면서 지자체 교부금과 보조금이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심각한 상황에도 R&D, 일자리, 청소년, 중소상인 등의 위기 극복을 위한 대응보다 대규모 조형물 사업을 추진하려는 울산시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한편, 이날 의회 환경복지위원회(위원장 이영해)는 일부 단체가 반대하는 스카이워크 설치 사업 대상지인 중구 태화동 태화루 용금소와 함께 울산시여성회관, 울산중부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현장 점검했다.
김준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