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철도 역사가 100년이 넘는 곳이다. 일제강점기 당시 서울에서 기적을 울린 증기 열차가 경주로 달릴 때 협궤열차의 레일을 깔아 시작된 철도가 울산~불국사 구간의 경동선이다. 그 100년의 세월을 함께한 울산 경주간 철도도 KTX 신경주역으로 방향을 바꾸는 등 급격한 변화의 바람을 맞고 있다. 노선변화로 과거의 철도는 폐선이 됐다. 바로 그 폐선부지의 활용방안이 새로운 화두다. 울산 북구는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를 활용, 축구장 19개 규모의 도시숲 조성에 이미 팔을 걷었다. 폐선부지에 울산숲 조성사업을 시작했고 그 규모가 북구 관문성부터 송정택지지구까지 길이 6.5㎞, 폭 6∼20m나 된다. 북구는 이 숲을 조성해 산단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주민 생활권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하고, 양질의 공기를 공급해 시민 삶의 질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폐쇄된 호계역 주변을 활용하기 위한 연구용역도 진행하고 있다. 북구는 지난주말 울산연구원과 ‘아트전시관 건립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용역’ 협약식을 가졌다. 이번 용역을 통해 북구는 과거 호계역사에 지역의 역사성, 문화자원의 현황, 국·내외 전시관 사례조사 등을 추진, 차별화된 전시관 건립 기본방향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호계역의 재활용에서 핵심은 역시 울산 철도 100년의 역사성이 돼야 한다는 점이다. 자칫 여러 가지를 융합해 욕심을 내다보면 이도저도 아닌 이상한 결과물이 나올 우려도 있다. 분명한 것은 호계역 재활용에 담아야 할 내용은 북구가 가진 역사 문화의 자산이라는 점이다. 북구의 기박산성과 달천철장은 물론 호계역이 가진 100년 철도 역사의 현장 등 무궁한 자산을 가졌다. 이 가운데 달천철장은 울산은 물론 대한민국 철기문화의 생생한 역사를 보여주는 장소로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기박산성은 의병의 역사를 보여준다. 달천철장을 비롯한 이같은 역사문화 콘텐츠는 폐선부지의 주요 활용 밑천이다. 여기에다 호계역은 1921년 영업을 개시한 100년 철도 역사의 산 증거물이다. 사라진 철도역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는 앞으로의 과제다. 시간이 조금 늦어지더라도 가장 최적화된 콘텐츠로 되살리는 것이 우선이다. 중심을 제대로 잡고 그와 관련한 다양한 콘텐츠를 연결한다면 후대에 길이 남을 역사적인 상징물이 만들어질 수 있다. 울산 북구청과 연구용역을 맡은 울산연구원은 그 만한 문화자산을 가진 곳이 북구라는 점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