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에 시민들을 대상으로 빅데이터 분석에 대해 궁금한 사항들을 물어본 결과 지역의 경제를 뒷받침하는 지역기업, 사업체들의 현황을 궁금해 한다는 의견이 전체 약 30% 정도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시민들이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생활 경제와 밀접한 영향도 있으며, 또한 일자리, 상권 등의 동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지에서도 많은 궁금증을 품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우리 지역은 산업특성상 글로벌 대기업들이 포진돼 있어 글로벌 경제·산업 흐름에 따라 지역의 영향을 빨리 받는 경우가 많은 것을 알 수가 있다. 그러다 보니 시민들은 지역 기업들의 흐름을 보고 싶어 하는 것이고, 이에 따라 우리 생활에 어떠한 직접적인 영향이 올지 예측하고 싶은 마음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울산시의 도움을 받아 사업체를 전수조사한 자료를 개인정보법에 의거해 개인정보를 확인할 수 없도록 비식별 가명처리한 뒤 데이터를 받아 자체 데이터분석을 해보았으며, 울산지역 내 기업체들의 특색 있는 결과를 알 수가 있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사업체 업종별 분류에 의거해 사업체 수를 살펴보니 울산지역에서 6년 동안 증가된 업종은 전기, 가스, 증기 및 공기 조절 공급업으로 매년 약 69.5% 증감률을 나타내고 있다. 다음으로는 정보서비스업(약 45.2%), 전문직별 공사업(약 35.9%), 음료 제조업(약 35.6%), 영상·오디오 기록물 제작 및 배급업(약 34.3%), 출판업(약 32%), 전자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약 27.4%), 컴퓨터 프로그래밍, 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약 23.6%) 순으로 나타났다.
기존에 제조 중심의 현장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이 울산의 주핵심이였다면, 4차 산업혁명시대에 따라 대응할 수 있는 정책과 전략 필요성이 야기된 결과가 아닌 가 본다.
눈에 띄는 것은 전기 관련 사업체의 증감과 IT를 기반으로 하는 사업체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물론 최근 크리에이터라는 새로운 관심도가 늘어나면서 사업체가 많이 생긴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잘 살펴본다면 글로벌 산업생태계의 변화가 울산에도 발 빠르게 영향을 미치기에 4차 산업에 대응할 수 있는 사업체들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세계 산업추세에 발 맞춰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최근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은 유행처럼 지나가서 잘 쓰이는 곳이 없기는 하다. 하지만 근본적인 철학은 아직 여기저기 묻어 있을 것이다. 10여년 전부터 외치던 멘트였으나, 지금은 그에 대한 결과와 결실이 드러나는 강산이 한번 변화된 10년이 지났기 때문이다.
지역 내 사업체 수뿐만 아니라 사업체의 매출액도 살펴본 결과 코로나 팬데믹 시점인 2020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평균 3.2% 증감률을 나타내어 지역 산업이 위축되지는 않았음을 알 수가 있다.
하지만 2020년 경기 활성화 기대심리가 높아 사업체 수는 늘었지만, 실제 매출은 줄어들어 코로나라는 악재가 우리에게 영향을 준 것이다. 우리가 우려한 다양한 부정적인 요인을 뒤로한 채 지역의 산업과 경제는 과거에 준비한 결과들로 열심히 전진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물론 과거에 우리가 특정 산업군의 집중된 모습이 최근에는 많이 분산돼 다양한 산업과 트렌드에 맞춰 간다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이차전지특화산업단지 지정, 도심융합특구 지정, 수소트램 1호선 확정, 신세계복합몰 가시화 등 지역의 큰 이벤트성 이슈가 봇물처럼 터지고 있다. 이는 분명히 우리 지역에 파급되는 효과는 매우 클 것이다. 우리가 직접 영향을 받는 사업체, 일자리가 큰 요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거나 잠깐이라도 쉴 수 여유는 없다. 지자체간 상호 경쟁자이고, 세계 경제와 산업은 매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만의 지역성을 기반으로 시민들이 궁금해 하는 살기 좋은 울산이 되기 위해서는 과거의 사업체들의 변화를 살펴보면서 이러한 변화에 맞는 대형 사업들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잘 봐야한다. 그러한 측면에서 우리 주변의 경제, 산업은 얼마나 진취적으로 잘 달리고 있는지 알 수가 있다. 물 들어 올 때 열심히 노 저으라고 한 옛 어른들의 말대로 지금 우리는 열심히 노 저으면서 나아가야 할 것이다.
박재영 박사·울산연구원 빅데이터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