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데이터(텍스트·이미지·동영상 등)를 만들어 내는 생성형 AI 기술의 발전 속도는 우리 삶에 놀라운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특히 OpenAI가 개발한 LLM(대규모 언어 모델) 기반 챗봇 ‘챗GPT'는 단순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넘어, 창의적인 능력을 갖춘 ‘변화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불과 1년여 만에 챗GPT는 검색하는 방식부터 글쓰기, 이미지 및 동영상 제작, 회의록 작성, 문서 요약 등 혁신을 불러일으키며 미래 사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2016년 옥스퍼드 마틴 스쿨(Oxford Martin School)의 칼 베네딕트 프레이(Carl Benedikt Frey)와 마이클 A. 오스본(Michael A. Osborne)은 ‘고용의 미래: 우리의 직업은 자동화에 얼마나 취약한가?(The Future of Employment: How Susceptible Are Jobs To Computerisation?)’라는 보고서에서 2010년 기준 미국 전체 고용의 47%를 차지하는 일자리가 자동화로 인해 10~20년 안에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생산 현장, 운송, 서비스업 등 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동안 일자리가 눈에 띄게 줄어든 분야는 생산 공장의 자동화로 인한 생산직이다. 그러나 최근 생성형 AI 기술의 발전으로 창의적 업무에 종사하는 지식근로자에게 일자리 상실 가능성이라는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2022년 11월 챗GPT가 출시된 이후 유사한 제품들이 비즈니스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딩부터 이메일 응답까지 이 기술은 업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광범위한 비즈니스 운영에 통합되고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의 대니엘 록(Daniel Rock) 교수가 최근 발표한 ‘대규모 언어 모델의 노동시장 영향 잠재력 조기 평가(GPTs are GPTs: An Early Look at the Labor Market Impact Potential of Large Language Models)’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인력의 80%가 자신이 수행하는 업무의 10% 이상이 생성형 AI 도입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엔지니어, 회계사, 작가, 언론인, 분석가 등 고임금 직종들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노동부 데이터를 사용한 이 연구에서는 인간 수준의 언어 처리 능력을 갖춘 인공지능 모델인 LLM을 사용하면 근로자의 작업 중 약 15%가 동일한 품질 수준에서 훨씬 빨리 완료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LLM 위에 구축된 소프트웨어와 도구가 통합된 솔루션을 사용하면 이 비율은 전체 작업의 47~56%로 증가한다. 이러한 결과는 LLM 기반 소프트웨어가 기본 AI 모델의 경제적 영향을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즉, LLM 기반의 소프트웨어는 업무 속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기업의 생산성과 비용 절감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의미다.
LLM 기반 소프트웨어는 기존 소프트웨어 도구와는 차별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LLM은 텍스트 생성, 이해, 요약 등의 자연어 처리 작업에 뛰어난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이를 통해 더 복잡하고 사람과 유사한 방식으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반면, 기존의 소프트웨어 도구는 특정 작업이나 기능에 초점을 맞춰 개발됐으며, 비교적 단순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데 유용하다.
즉, LLM 기반 생성형 AI 제품은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사고를 필요로 하는 작업에 활용될 수 있으며, 이는 기존 소프트웨어 도구가 다루지 못했던 영역을 개척할 수 있다는 의미다.
생성형 AI 기술의 발전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일자리 손실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교육 시스템의 개편이 필요하다. 전통적인 교육 방식으로는 미래 사회에서 요구되는 역량을 충족시키기 어렵다.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사고, 문제 해결 능력, 그리고 지속적인 학습과 성장에 중점을 둔 교육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
김상락 울산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