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 벤처투자가 극히 미진한 가운데 저출산·저성장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지역 벤처금융을 육성해 청년층이 정착할 수 있는 경제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3일 ‘지역 혁신기업 육성을 위한 지역 벤처금융 활성화 방안’ 보고서를 발표하고 비수도권 내 양질의 일자리 부족으로 청년층의 수도권 편중 현상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울산의 벤처투자가 미미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지방 벤처투자를 계속 강조하는 것은 수도권과 비수도권간의 차이가 너무 커 국가균형발전에 큰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청년들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으로 몰려들고 있는 현상은 국가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청년들의 수도권 쏠림 현상은 비수도권에 고임금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벤처투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체 벤처투자의 79.7%가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울산지역 투자 비중은 1.2%에 그쳤다. 또 지난 6월 울산연구원 울산경제동향분석센터 자료에 의하면 울산지역 벤처기업 수 또한 전국의 1.2% 수준이었으며, 10년 전과 비교해 증가율은 2.6%에 불과했다. 전국 평균 증가율은 24.7%였다. 울산 벤처기업의 업종을 보면 제조업이 70.2%로 가장 많고, 창업자 연령은 50대 이상이 전국보다 높았다. 한마디로 제조업 비중과 창업 연령대가 높고 신생 창업기업 비중이 적은 것이 울산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지역 벤처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지역 민간 벤처금융의 활성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지역 민간 벤처금융 설립을 위한 제도 구축, 투자자금 회수시장 활성화, CVC(기업벤처금융) 육성 등의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강조하고 있다. 또 보고서는 지역혁신기업 육성으로 지역 청년들의 수도권 집중을 해소하는 것이 저출산·저성장을 해결하고 추락하는 성장동력을 확충하는 중요한 첩경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벤처기업이 활성화되지 않는다는 것은 그 지역 산업의 허리가 빈약해지고 있다는 증거다. 울산은 지금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3대 주력산업으로 연명하고 있다. 만일 3대 주력산업이 계속 흔들리고 벤처기업이 제자리를 찾지 못한다면 울산은 소멸의 길로 갈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울산시는 벤처 생태계를 살리는데 모든 행정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벤처 투자를 활성화하면 지역의 성장동력을 다시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