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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세월은 우리뿐만 아니라 데이터도 성숙하게 한다(박재영 박사 기고문)
언론사 울산신문 조회수 957
작성일 2023-07-03 게재일자 2023-07-03

https://www.ulsanpress.net/news/articleView.html?idxno=507557

 

새벽부터 저녁까지 휴대전화 울리는 메시지 알림 소리에 흐뭇하게 하루를 시작하는 일상이 된 지가 수개월 남짓 되었다. 최근 초등학교때(그 당시 국민학교) 동창들이 하나둘씩 모여서 단체 메신져 방을 만들어서 일상을 나누게 되었다. 첫 대화는 약간 어설프게 "얘들아 안녕, 잘 지냈니?"로 말문을 열었고, 다들 지금은 하루하루 일상의 대화로 계속 이루어지는 알림이 계속 오고 있다. 기억 속에는 졸업앨범의 옛 모습을 기억하고 있기에 아직 직접 만나지 못한 대부분의 친구들이 옛 모습으로 기억 속에는 저장되어 있다.

 

이러한 일상에서 즐겁게 웃다가 데이터 가공하는 과정에서 비슷한 경우가 자주 발생하는 것을 보았다.

 

최근 울산의 산업과 사업체의 변화를 데이터로 알아보고 싶어서 시청의 협조를 구해 분석하는 과정이었다. 수년 전에 보았던 데이터의 구조와 형식을 기억하는 나로서는 과연 분석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과 어떤 데이터를 조합하여야 할까 하는 고뇌 수준의 고민을 몇 달이나 하는 와중에 데이터가 도착하여 열어보았다. 순간 '?'라는 감탄사와 놀라움이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새어 나왔다.

 

시계열로 받은 데이터는 연도별로 열어보니 기억하고 있던 데이터 구조와 형식과는 다르게 수집이 되고 있었던 것이다. 어떻게 말하면, 데이터가 환경에 맞춰 진화하도록 작업을 하고 있었거나, 아니면 기존 데이터에 나도 모르게 적응하여 편중된 판단으로 제대로 못 볼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기준에서는 필요하면서, 당장 활용할 수 있겠는가? 라는 계륵에 가까운 데이터로 각인되어 있었던 데이터들이기에 사실 순간 움찔한 것이었다.

 

과거 기억 속의 데이터가 과연 이라는 편견으로 각인되어 있었지만, 실제 그 데이터는 국가 차원의 공인된 통계 데이터로만 활용되고 있었으며, 공개하여 활용하기가 한계가 있어서, 활용도에 대해 의심은 혼자만의 편견이 아닐까 생각 들었다. 활용은 말 그대로 하기 나름이다. 당장은 활용도가 낮더라도, 추후에 다른 활용도로 필요로 할 데이터임이 확실하다. 그것을 몸소 느끼지 못한다면 이러한 오류의 판단은 바뀌기 쉽지 않을 것이다.

 

예로, 사업체 창업일의 경우 매년 조사하는 데이터이기에 사실상 연간 분석에는 필요성이 떨어져 활용이 낮은 데이터항목이었지만, 수년이 지난 지금 시계열 분석을 진행하면서, 창업일의 데이터가 추후 창·폐업을 고를 수 있는 핵심이 되는 키가 되었다. 창업은 조사에는 드러나지만, 폐업한 곳은 조사할 방법이 없으니, 이는 데이터로 남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시계열로 데이터 유무를 확인하여 사업체 운영한 기간을 추출할 수 있는 것이다. 창업일 데이터는 활용도는 낮은 원데이터였지만, 몇 년후에는 재평가받는 핵심적인 역할을 할 때가 오는 것이 데이터이다. 물론 모든 데이터가 다 그렇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그 나름의 역할은 분명히 있다.

 

우리의 삶에서도 모든 의사결정이 다 맞거나 좋은 결과로만 오는 것이 아니듯이, 데이터도 지금 필요한 것도 있고, 추후에 시간이 지나 부각되는 것들도 있고, 나중에 다른 핵심 데이터를 뒷받침해 주거나 보조 확인용 역할도 하는 등 다양한 기능이 있다. 그래서 데이터가 현재는 계륵이더라도 미래를 위한 관심이 필요한 것이 데이터들의 특징인 것이다.

 

동창들도, 그때 모습으로 각인되어 있지만, 대화하다 보면 어느 위치에서도 자기의 역할과 열심히 사는 모습 보면서 사람도, 데이터도 계륵 같은 존재가 없구나 싶었다. 어디서든 열심히 하는 모습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과, 데이터도 편애 된 판단으로 데이터의 가치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오류를 범하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바람이다. 데이터도 분명 타의에 의해서라도 성장하거나, 추후 데이터에 대한 재평가를 받는 그날이 오기에, 당장은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소홀히 여기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 삶도, 데이터도 세월 속에 성숙하고 있으니 말이다. 박재영 박사·울산연구원 빅데이터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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