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국립문화시설 지방이전 및 신규건립 정책에 맞춰 울산시가 유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특히 조만간 울산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립문화시설이 없게 될 예정이어서 서둘러 유치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울산연구원 김광용(문화사회연구실) 박사는 ‘이건희 컬렉션’의 사례를 들어 울산에 국립문화기반시설을 유치해야 한다고 최근 발간한 울산경제사회브리프 140호를 통해 제언했다.
정부가 지난 3월 발표한 ‘지방시대 지역문화정책 추진전략’에 따라 국립문화기반시설의 지방이전과 신규건립이 예정돼 있어 이를 울산시가 적극적으로 나서 유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 전략에 따라 △국립충주박물관(2026년 개관 예정) △국립진주박물관(2027년 완공 계정) △국립디자인박물관(세종 건립 예정) △국립미술품수장보존센터(대전) △국립중앙도서관 국각문헌보존관 건립(평창)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울산지역에는 변변한 국립문화시설이 없어 문화갈증에 목마른 게 현실이다.
지난해 기준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국립문화기반시설 부재 지역은 울산, 인천, 대전 등 3개 지역에 불과했다.
인천은 이달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이 개관 예정으로 있고, 대전은 2026년 상반기 전시관 기능이 있는 국립미술품수장보존센터가 개관 예정임에 따라 향후 국립문화기반시설 부재 지역은 울산이 유일할 전망이다.
특히 울산의 국립문화기반시설 부재는 울산시민의 ‘문화·여가시설 부족 인식’으로 나타나 ‘탈울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울산시사회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시민 10.6%가 문화·여가시설 부족을 이유로 이주를 희망한다고 보고됐다. 이는 10년 전(2012년) 조사 대비 약 2%가 증가한 수치다.
반면 문화기반시설이 인구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사례는 확연한 결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20일부터 지난 22일까지 울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이건희 컬렉션-한국근현대비술특별전:시대안목’전의 누적 관람객 수가 10만명을 돌파했다. 이건희 컬렉션은 중구 원도심에 관람객을 유입시켜 지역경제 활성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또 고급문화에 갈증을 느끼고 있던 울산시민들의 문화욕구를 해소하는 계기가 됐다.
김광용 박사는 “국립현대미술관 소장작품 ‘이건희 컬렉션’의 지역순회전 관람객 통계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수준 높은 문화 향유에 대한 시민들의 욕구와 열망이 높아지고 있으며, 국립문화기반시설이 보유하고 있는 양질의 문화콘텐츠가 지역 문화 향유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건희 컬렉션을 사례로 울산시가 국립문화시설 유치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김 박사는 이를 위해 △지방시대 지역문화정책 실현을 위한 종합적 기준 마련 △지속가능한 문화발전을 위한 ‘국립문화기반시설’ 유치 △문화로 행복한 ‘꿀잼도시 울산’ 도약이란 전략을 제언했다.
김 박사는 “울산 고유의 문화와 연계한 국립문화기반시설 건립을 통해 지역 정체성을 높이고, 국제경쟁력 확보 및 지속가능한 문화발전 토대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지역의 문화발전 원동력 제공과 문화시설 수도권 집중 해소를 위한 차원에서 ‘조건 없는 국립문화기반 시설’의 울산 건립이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립문화기반시설 건립은 지역 문화 경쟁력 강화와 관련 산업 활성화의 시발점이 될 수 있으며, 해당 시설을 명소화해 지역경제 파급효과, 고용 창출 효과, 정주여건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꿀잼도시 울산’ 도시브랜드 제고 및 관광 유발효과가 매우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울산은 국립문화시설과 결이 다르지만 그동안 정부에 ‘국립산업기술박물관’ 건립을 요청해 왔지만 중앙투자심의 벽을 넘지 못했다. 다만 지난 3월 ‘국립 울산 탄소중립 전문과학관’ 건립이 중앙투자시사를 통과해 울산 최초의 국립시설이 건립되게 됐다.
정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