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통계포털(KOSIS)에서는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또는 대학 이상 졸업자로 취업한 적이 있거나 현재 취업 중인 사람' 가운데 전공과 직업의 일치 정도에 대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2022년 사회조사 결과에 의하면 울산지역의 전공과 직업의 일치에서 '일치'한다고 판단할 수 있는 비율은 32.7% 정도이다. '관계없는 편이거나 전혀 관계없는' 비율은 38.7%로 전공과 직업의 일치도에서 일치하는 정도보다 '불일치'하는 정도의 비율이 6%p 높다.
이 통계는 매년 2년마다 조사하여 발표하고 있다. 2014년부터 2022년까지의 과거 5차례의 2년마다 조사 결과를 평균하여 보면 울산지역의 전공-직업 일치도는 30.8%, 불일치 정도는 40.7%이다. 전공과 직업의 불일치 정도가 일치하는 정도보다 10%p 정도 높다. 같은 기간, 5차례의 조사 결과 전국의 전공과 직업의 일치도는 평균 36.8%, 불일치 정도는 38.3%로 그 차이는 1.5%p 차이가 난다. 울산지역 취업자들의 전공과 직업이 일치하지 않는 정도가 전국평균에 비해 꽤 높은 것은 틀림이 없어 보인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여러 가지로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오늘날 복잡한 사회가 융합되어 서로 연결되어 있다 보니 특정 전공이라는 자체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일 수 있을 것이다. 특수목적을 위한 전공을 선택했고 이를 직업으로 삼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러한 현상은 언제나 나타날 수 있다. 자신이 선택했던 전공이 학업 또는 생활하면서 더 관심 있는 분야로 옮아갈 수도 있고 미래를 대비해 별도로 준비하는 과정에서 전공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학교 교육의 효과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보다 긍정적인 견해가 많다. 2022년 기준, 통계청 조사 결과에 의하면 학교 교육에 대해 생활뿐만 아니라 직업·취업에 활용하는 효과를 광범하게 질문한 결과 울산지역 응답자의 41.9%는 긍정적으로, 19.7%는 부정적으로 응답하였다. 전국 평균 긍정적 응답 43.2%, 부정적 응답 16.9%와 비교해 긍정응답이 약간 낮고 부정 응답이 약간 높지만 그렇게 큰 차이를 보이고는 있지 않다.
울산지역에서 학교 교육이 지식과 기술의 습득에서 '효과가 있다'는 긍정적 응답이 51.7%, '효과가 없다'는 부정적 응답이 11.9%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학교 교육은 직업·취업보다는 지식·기술 전수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지식과 기술 습득뿐만 아니라 생활·직업·취업에의 활용에 대한 학교 교육의 효과에 대해서 '긍정적인 견해가 많다'라고 한다면 이는 학교 교육과는 별개로 '직업에의 선택 기회가 그다지 많지 않은' 것으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일자리 창출에 고심하는 것도 이러한 현상과 관계가 있어 보인다. 직업 선택의 기회가 많은 곳일수록 일자리가 그만큼 많다는 것이고 그로 인해 사람이 몰리고 도시가 활력을 갖고 발전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유가 무엇이든 전공과 직업의 불일치 현상은 사회적 비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전공과 직업에서 불일치가 발생한다는 것은 시간과 금전적 비용이 필요한 곳에 집중되지 못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문제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전면에 나서서 실마리를 찾거나 조정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내가 무엇을 전공으로 삼을지 결정하는 것은 일차적으로 개인의 몫이기 때문이다.
변화의 속도가 전례 없이 빨라지고 사람이 하던 일을 기계가 대체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직업을 선택해야 하는 사람들의 고민도 많아졌다. 미래의 변화를 미리 감지한다는 것, 그리고 그에 알맞은 직업을 갖는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교육기관이 미래환경의 변화와 교육에 대한 비전, 나아가 직업과 연계를 제시하고 적정한 공급 규모를 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교육기관이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내용과 체계를 예측하고 갖추어 공급한다면 전공과 직업의 불일치 정도를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이재호 울산연구원 선임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