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한국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반려 가구는 604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29.7%인 반려인 1,448명이다. 반려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 속에 반려동물과 여행할 수 있는 관광지를 마련하고자 하는 시도들이 생기고 있으며, 이미 울산은 북구 호계동에 부지 1만3,406㎡, 건물 1,998㎡의 규모로 반려동물 문화센터(애니언 파크)를 2020년 9월 24일 개장했다.
실내·외 반려동물 놀이터, 교육·편의시설 등을 갖추고 있는데 개장 이후 매년 시설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다. 울산시의 반려동물 양육 가구 비율이 특·광역시 중 2위로 6만 가구인 13.34%로 이미 울산은 반려동물 친화적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선 8기 공약 사항인 ‘반려동물 건강문화센터’ 건립 연구용역을 시행할 예정으로 반려동물 관련 인프라가 확충되고 있는 만큼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 정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려동물은 단순히 양육에만 그치지 않는다. 한국관광공사는 ‘2022년 반려동물 동반여행 실태조사’ 결과에서 반려인 중 74.4%가 향후 반려견과 동반여행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으나, ‘반려견 동반가능 숙박시설의 부족’(55%), ‘동반가능 음식점과 카페 부족’ (49.5%), ‘관광지 부족’(42.3%) 등의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어 반려인과 반려동물이 편히 즐길 수 있는 관광지, 숙박, 식당, 교통 등 반려동물 동반여행에 친화적인 관광환경 조성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서 2023년 최초로 ‘반려동물 친화관광도시’ 공모사업을 추진했다. 반려동물 친화관광도시는 반려인이 반려동물과 함께 숙박, 관광체험, 음식, 쇼핑 등 관광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도시를 말한다. 광역시 중 최초로 울산시가 기초자치단체 중에서는 충남 태안군이 지난 4월 3일에 선정이 됐다. 이에 울산시는 반려동물 문화 정착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온 반려동물 정책에 청신호라고 할 수 있다.
이번 공모사업 추진을 위해 울산시는 ‘애니언시티(반려동물친화도시) 울산, 반려동물의 울타리가 되다’를 주제로 태화강역을 거점으로 한 도심권역과 울산역(KTX)을 거점으로 한 역세권을 설정해 다양한 반려동물 동반여행 콘텐츠와 인프라 조성방안을 제시해 전국 최초, ‘반려동물 친화관광도시’라는 브랜드를 선점한 것이다. 본 사업의 구상을 위해 울타리의 각 앞자를 따서, 3대 목표를 설정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울(울산의 반려동물 관련 관광자원 알리기), 타(타지역에서 체험할 수 있는 차별화된 액티비티와 힐링!), 리(이제, 슬기로운 반려동물 생활은 울산과 함께)라는 재치있으면서 명확하고, 내용 제시에도 도움이 되는 방법을 제시했다.
공모 선정에 따라 울산시는 울산관광재단과 함께 오는 6월에 착수해 2026년까지 4년간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주요 사업내용은 △반려동물 친화관광지 발굴 및 활성화 △반려동물 동반 체험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 △반려동물 동반여행 지원사업 △반려동물 동반 축제 및 공개 토론회(포럼) 개최 등이며, 총 사업비는 20억원(국비 10억원, 시비 10억원)이 투입된다.
필자는 공모사업을 함께 준비하면서, 미래형 관광도시 울산을 위해 두 가지 키워드를 제시하고 싶다. 하나는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두 번째는 경제적 효과라는 것이다. 또한 반려가구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사실을 수치로 확인하면서,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과 사회적 트렌드 반영의 중요성을 각인시켰던 좋은 계기가 됐다.
다른 하나는 반려동물 동반 여행의 지출이 일반 관광객보다 3.6배에 달한다는 사실이다. 울산이 이미 반려동물 출입 가능 숙박 17개와 카페 147개라는 기반을 갖추고 있어 반려동물을 동반한 체류형 관광도시는 소비로 이어지고, 반려동물이 지역경제에 효자 노릇을 하는 셈이다. 옛말에 틀린 말 하나 없다고, 무자식이 상팔자라고 했는가. 가족의 범위가 확대되고, 생활 동반자라는 단어가 생기는 요즘 시대에 반려동물이 효자 노릇을 한 울산의 관광은 오늘도 맑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