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가톨릭 성지 순례길인 '양업길'이 종교관광자원이자 울산 도보여행의 중요 키워드이지만 환경이 열악해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울산연구원 도시공간연구실 변일용 박사는 울산도시환경브리프 129호에서 '양업길'을 활용한 울산 종교관광 활성화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양업길은 '길위의 목자'라고 일컫는 최양업 신부(1821~1861년)가 울산서 선교를 하면서 걸었던 길을 기념하기 위한 것으로 언양성당~길천공소~순정공소~살티공소~김영제베드로묘까지 이어지는 길을 말한다.
이들 성지는 200년 이상 된 역사가 스민 곳으로 조선 말 신유박해(1801년), 병오박해(1846년) 등으로 인해 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산세가 험한 영남알프스 계곡 등지에 숨어 지내면서 형성된 공간 또는 길이다. 매년 많은 신자가 찾는 울산의 대표 종교관광이자 도보여행의 중요한 키워드이다.
국내외 대표적 도보여행지들은 코로나19이후 찾는 발길이 다시 늘고 있지만 한국의 산티아고길인 '양업길'은 열악한 환경으로 그렇지 못하다는 게 변 박사의 설명이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Camino de Santiago)1)은 스페인 북서쪽 도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향하는 길로 매년 40만명 이상 방문하는 대표적 도보여행지다.
199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범세계적으로 많은 순례자나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고 그 추세는 점점 확대되고 있다.
이 곳을 찾는 방문객은 코로나19 기간을 제외하고는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2022년에는 40만명 이상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 방문객 또한 2019년 8,213명을 기록했다.
'쉼'과 '여유'의 걷기관광 트렌드이자 우리나라 대표 격인 '올레길'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온 언론인(서명숙)의 영향으로 제주도에 지난 2007년에 26개 코스, 425km가 조성됐다.
그 즈음 걷기와 힐링이 관광의 새로운 트렌드로 잡아가면서 올레길이 유명세를 타면서 2007년 3,000명에서 매년 5,000명 이상 방문하고 있고, 15년만인 2022년 1월에는 방문객 1,000만명을 돌파했다.
이 같은 상황과는 달리 한국의 산티아고길인 '양업길'은 열악한 환경에 직면, 관리와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도보여행은 주로 산이나 바다 등 자연환경과 어우러져 걷는 길로 조성되고 있지만 양업길은 종교적인 성격이 강해 거점과 거점을 이어주는 길로 조성된 탓도 있다. 그러다보니 동선 상에 있는 공단(길천산업단지, 상북농공단지) 등으로 인해 걷기에 방해 요인이 되고, 인도가 없는 도로변을 거쳐야하는 지역이 있어 보행에 위협을 야기하고 있다.
변 박사는 스페인의 산티아고길이나 제주도의 올레길 등은 전 세계인이 찾는 명소이자 도보로 얻을 수 있는 자신만의 힐링공간이고 '양업길'도 스스로가 성찰하면서 건강과 심신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중요한 관광 요소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양업길'에 대한 전반적인 환경정비로 양호한 길을 확보하고 도시화된 주변 경관보다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길로서의 가치 제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양업길'의 시작인 언양성당은 오는 2027년이면 건립 100주년이 되는 해로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만큼 울산의 역사문화자원으로서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양업길'의 끝인 살티공소 또한 걷기의 마지막과 현대인들의 심신 정화, 힐링을 위한 성찰의 장소로 의미를 부여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변 박사는 도보여행의 시작과 끝을 '자기성찰·힐링의 완성 위한 장소'로 가치 부여하는 등 '양업길'을 관광자원화 하는 노력이 절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강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