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청소년을 위한 기성세대의 역할 | ||||||||||||
관심과 애정으로 감싸는 한해 되길 청소년 자살 30%가 가정불화 원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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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세계보건기구(WTO)의 조사에 따르면 전세계 120여 개국 중 우리나라가 리투아니아에 이어 자살률 2위를 차지했다. 또한 청소년들의 자살률만 보면 28.4%라는 높은 수치로 헝가리를 제치고 독보적인 1위를 차지했다. 더욱 슬픈 사실은 이러한 일들이 어제와 오늘의 일이 아니라 지속돼왔다는 것이다. 지난해에도 자살한 학생이 적지 않고, 수년 전 이와 같은 경험에 노출된 성인 역시 많았다. 왜 학생들은 자살을 선택하는가. 한창 꿈 많고 희망차야 할 청소년들이 무엇 때문에 스스로 몸을 던지는가. 세계경제협력기구의 조사(OECD Health Data)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 자살의 30% 이상이 가정불화에서 기인한다고 한다. 기성세대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성적을 비관한 자살은 11%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 것은 바로 청소년들이 진정으로 원하고, 우리 사회가 제공해야 하는 것이 바로 가정과 사회로부터의 관심과 애정이라는 것을 입증한다고 볼 수 있다. ‘청소년은 언제나 방황하고 고민한다’라고 괴테가 말한 것처럼 아직까지 뿌리를 내리지 못한 청소년들은 계속해서 고민하고 방황하며, 그리고 부딪히고 상처 입으면서 이를 통해 경험을 쌓고 성장한다. 그래서 이때를 ‘질풍노도의 시기’라고도 한다. 이 과정에서 기성세대가 자신들의 경험을 보다 어린 세대에게 전해주고, 청소년들은 고민과 방황 속에서 사회의 가치관을 내면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사회학자들은 이러한 과정을 사회화라 한다. 사회화는 청소년들이 사회에 녹아드는 중요한 과정이며 이 과정을 통해 사회는 통일성을 갖게 되고 사회의 구성원들이 형성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이들의 방황과 고민, 그리고 상처를 멸시하고 비난한다. 가난한 가정에서 자라난 아이들을 멸시하고, 꿈을 찾지 못하는 아이들을 비난하면서 꾸중하게 된다. 이미 성공한 자신들이 얼마나 어렵고 괴로운 상황에서 강철과도 같은 의지로 성공했는지를 장황하게 늘어놓는다. 세대가 다르고 시대가 다르며 공감하기도 어려운 훈계가 과연 상처입고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되기나 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상처입고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사회의 품에 안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매질하고 꾸중하여 바깥으로 내모는 형국이다. 결국 청소년들은 사회에 녹아들지 못하고 사회의 규칙을 벗어나게 된다. 사회적 여론은 가해자들을 극형에 처해 소위 말하는 ‘본’을 보여주기를 원한다. 그렇다면 이걸로 충분한 걸까? 지금 가해자들에게 극형을 가해 확실한 본보기가 생긴다면 따돌림 및 자살은 없어질까? 굳이 가해자들을 감싸고 싶은 것은 결코 아니다. 그들이 지은 죄는 반드시 처벌받는 것이 마땅하다. 그렇지만 지금 제기되는 정부의 교육제도, 미성년자에 대한 사법적 처분이 어떻고 하는 대책들은 모두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조금만 더 깊게 고민해보자. 대체 왜 가해자들은 그 지경이 되도록 제지받지 않았을까. 그리고 왜 피해자의 주변에는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해주고 조언해줄 단 한명의 어른도 존재하지 않았을까. 왜 이런 사회적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슬퍼할 줄 아는 어른이 없는 걸까. 바로 지금이 우리 기성세대가 고민하고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위해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진정으로 고민해야 될 때라고 본다. 이는 우리 어른들이 지금까지 이 사회를 이끌어오고 만들어오면서 청소년들을 교육해온,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우리들이 해야만 하는 의무일 것이다. 임진년 새해를 맞이하여 우리의 미래세대인 청소년들의 고민이 과연 무엇인지에 관심과 애정으로 감싸주는 한해가 되기를 바란다. 김석택 울산발전연구원 울산학센터장 ※외부 기고는 본보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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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본 연구원
제목 | [경상시론]청소년을 위한 기성세대의 역할 | ||
언론사 | 경상일보 | 조회수 | 4204 |
작성일 | 2012-01-03 | 게재일자 | 2012-01-03 |
http://www.ks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355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