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산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비교적 양호한 '국제화'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다행스런 일이다. 다문화 개방화 시대를 맞아 도시의 국제화가 그 어느 때 보다 우선적으로 요구되고 있어서다. 특히 울산의 경우 전체 인구 규모에서 다른 대도시에 비해 열위에 있는데도 울산의 국제화 지표의 일반지수가 311.6으로 서울, 경기, 인천 다음으로 4위를 차지했다. 게다가 가중치 지수는 41.7로 서울, 경기 다음으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자치단체장들이 세일즈 행정을 내세우며 외국기업을 유치하고 거주 외국인의 생활지원과 공동체 정착을 위한 각종 정책에 힙입은 바가 클 것이다.
특히 이번 국제화 수준 진단 결과가 울산발전연구원의 2011년 기본연구 과제로 채택된 '국제화 지표 개발 및 평가'에 근거한 것도 의미가 있다. 울산의 국제화 수준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국제화 평가체계의 구축을 목적으로 연구한 자료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지역의 실질적인 수요와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갖게 한다. 사실 울산시는 지난 2007년 이후 국제도시화 사업을 추진해 왔으나 그동안 객관적인 평가지표 개발이 이뤄지지 않아 국제화 수준을 진단함에 있어 애로점이 없지 않았다. 이제라도 국제 도시화와 관련해 이슈를 정돈하고 정책을 입안하는 데 유익한 자료로 사용되기를 기대한다.
다만 울산의 '국제화' 위상을 지수의 수치만으로 논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숙고할 필요가 있겠다. 국제 및 다문화 사회를 자연스럽게 우리의 생활환경으로 인식하고, 나아가 인적자원을 포괄하는 국제 자원의 교류와 활용 수준을 생각한다면 아직 미흡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울산시가 지난 9월에 20세 이상 성인남녀 200명과 공무원 100명을 대상으로 울산의 국제화 관련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지역사회의 국제화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미진한 수준을 보인 점이 이를 반증한다. 울산 국제화 추진 기본계획에 제시된 '세계공동체적 시민의식의 보급 및 확산'을 위해 더욱 구체적인 정책과제의 수립이 요구되는 이유다. 갈수록 도시 국제화가 지역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주요 잣대가 되는만큼 울산의 진정한 국제화를 위해서 다문화 가정이나 거주 외국인의 시각과 인식 속에 살아있는 국제화 역량을 키워나갈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