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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미 FTA와 울산의 미래 <하> 정부와 울산시의 역할
언론사 울산매일 조회수 4370
작성일 2011-12-21 게재일자 2011-12-21

http://iusm.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2080
한미 FTA와 울산의 미래 <하> 정부와 울산시의 역할
세계적 기업 유치 절호의 기회…‘당근’준비할 때
울산매일신문·울산발전연구원 공동 기획
GDP 상승·경제제도 등 찬반 분석 극명한 차이
피해 예상 산업·지역 보호·서비스업 경쟁력 강화 시급
[13면]의 기사보기 JPG.gif PDF.gif paperView2.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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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daybox_top.gif 2011년 12월 21일 (수) 울산발전연구원 경제사회연구실 김문연 박사 newsdaybox_dn.gif
▲ 한미FTA가 발효되면 외국기업 유치 경쟁력이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울산시는 이에 따라 투자 유치 시스템을 개선하고 다른 지역과 비교해 외국기업들의 구미를 당길 수 있는 인센티브 개발에 주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매일 포토뱅크 iusm@iusm.co.kr

한미FTA에 대한 찬반논쟁이 뜨겁다. 정부는 성장률 정체에 접어든 한국경제가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유일한 경로가 한미FTA라고 말하고 있지만, 반대자들 가운데는 국가의 주권을 포기하고 한국과 미국의 자본만을 위한 협정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진실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물론 현재 시점에서 한미FTA의 미래를 명확히 알 수는 없다. 한미FTA가 우리 사회에 미칠 영향을 예측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은, 한국이 지금까지 어떤 경제성장 경로를 걸어왔고, 그 과정에서 시장개방이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를 보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한미FTA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으며 한국경제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세밀하게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경제의 성장은 한마디로 개방의 역사다.

자원이 부족하여 다른 나라와 교역으로 경제성장을 할 수밖에 없는 소규모 국가의 필연이다. 한국이 1960년대 수출 위주의 경제개발 모델을 설정한 이후 수출입국(輸出立國)은 국가의 모든 역량을 투입하여 달성해야 할 절체절명의 과제였다. 이 시기 이후 경공업에서 중화학공업으로, 저부가가치 제품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주력 수출형태는 변하였다. 수출제품의 경쟁력이 높아져 수출규모가 확대되고 해외시장을 넓힐수록 우리 시장에 대한 개방 압력도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한국경제에 영향을 미친 주요한 개방정책을 살펴보자. 시장개방은 1970년대부터 꾸준히 이루어졌지만 당시는 주로 관세를 낮추는 방식이었다. 유치산업 보호를 위해 높은 관세를 매기고 어느 정도 경쟁력이 높아진 산업은 관세를 낮췄지만 다양한 비관세 장벽은 여전히 유지하였다. 1980년대 이후 한국의 제조업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교역 당사국의 개방 압력이 높아지고 우리의 개방 수준도 함께 높아졌다. 1980년대는 일본의 제조업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세계 자본주의의 중심이 미국, 일본 및 유럽공동체(EC)로 다극화된 시기이다. 당시 미국은 제조업 경쟁력 약화 때문에 발생한 엄청난 규모의 무역수지 적자 문제를 해소하고 세계경제의 주도권을 회복하기 위해 새로운 무역질서 구축을 시도했는데, 이것이 바로 1986년에 시작된 우루과이라운드이다. 우루과이라운드는 한국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첫 번째 개방이다. 이때 수출 중심의 제조업은 혜택을 보았지만 농업 부문은 비관세장벽 철폐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어 많은 피해를 입었다. 당시 농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엄청난 재원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큰 성과는 보지 못했다.

두 번째는 금융시장 개방이다. 1992년 외국인에 대해 일정한도 범위 내에서 국내 상장주식에 직접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였다. 1993년 이후에는 한국의 OECD 가입계획에서 제시한 자본자유화 계획에 따라 외국인의 주식투자 한도를 더욱 확대하였다. 당시 정부가 금융시장 개방을 너무 성급하게 서둘러 외환위기의 원인이 되었다는 논란도 있지만 외국자본을 끌어들여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데 큰 기여도 했다.

세 번째는 유통시장 개방이다. 1991년부터 시작된 유통시장 개방계획은 1998년 ‘외국인투자유치촉진법’이 제정되어 외국인의 부동산 소유가 전면적으로 허용되면서,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볼 때 국내 유통시장에 대한 법적인 진입장벽은 완전히 없어졌다. 개방 초기에는 월마트, 까르푸 등 외국계 대형할인점이 시장을 장악하였으나 그 후 한국자본이 시장을 거의 차지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중소유통업은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

이처럼 한국경제의 성장경로에서 개방은 국제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숙명적으로 따라오는 결과이자 또 다른 경쟁력을 갖게 된 원천으로 작용하였다. 그런데 개방과정에서는 어떤 산업은 수혜를 입는 반면 어떤 산업은 쇠락의 길을 걷기 때문에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할 여지가 많다. 유통시장 개방처럼 대자본에 대단히 유리하고 소상인에게는 매우 불리한 것도 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개방을 피할 수는 없다. 다만 피해를 입게 되는 산업이나, 지역이나, 계층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가장 큰 문제가 된다.

그러면 한미FTA는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한국은 칠레, 싱가포르 등과 이미 FTA를 맺었고 EU, 인도, 캐나다 등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과의 FTA는 다른 나라와 맺는 협정과는 차원이 다르다. 세계 1위의 경제대국이고 단순한 시장개방이 아니라 강력한 제도개혁이 수반되기 때문에 그만큼 영향도 크고 이해관계도 복잡할 수밖에 없다.

한미FTA의 효과는 찬반 여부에 따라 크게 다르다. 2007년 정부는 한미FTA가 발효되면 실질GDP가 5.97% 높아지고, 후생수준도 5.23%(209억달러) 증가한다고 예측했다. 반대 측에서는 실질GDP가 단지 0.87%밖에 증가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한편,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의 2007년 보고서는 한미FTA가 완전히 이행될 경우 미국의 한국에 대한 수출은 97억~109억달러가 증가하고,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은 64억~69억달러가 증가하여 무역수지가 33억~40억달러 정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면 거의 동일한 예측모형을 이용했는데도 찬반론 사이에 왜 이렇게 차이가 큰 것인가? 그것은 바로 금융, 법률, 회계, 통신, 영화, 방송 등 한국이 취약한 서비스 부문에 대한 한미FTA의 영향에 대한 인식의 차이 때문이다. 정부는 제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낮은 서비스 부문이 단기적으로는 개방으로 피해를 입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생산성이 높아지고 제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반면 반대자들은 서비스 부문은 경쟁력이 취약하여 아직 보호해야 하고, 한미FTA가 발효되면 미국에 완전히 잠식할 것을 우려한다. 결국 이러한 인식의 차이가 한미FTA의 효과를 다르게 보는 가장 큰 원인이다. 다음으로 반대자들은 의약특허권 연장, 저작권 연장, 약제비 적정화 방안 무력화, 무역조정비용 등에 따른 피해도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서로의 인식 차이가 극심하게 또 다른 하나의 부분은 경제제도에 대한 관점이다. 정부는 한국에만 존재하는 규제가 한미FTA를 계기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고쳐진다고 보는 반면, 반대자들은 미국식 스탠더드가 한국 고유의 좋은 관행이나 제도를 완전히 뒤흔들 수 있다고 본다.

한미FTA는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한 개방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폭이 넓다. 그렇기 때문에 성장 정체에 빠진 한국경제를 한 번 더 도약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 혼란만 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면 그것을 누가 결정하는가? 그것은 논쟁의 중심에 있는 협정문의 몇 가지 조항에 있지 않다.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한미FTA에 대응하는 국가를 비롯한 한국의 경제주체이다. 한국경제가 겪어온 개방의 역사는 이 사실을 잘 보여준다. 시장개방으로 경쟁이 격화되었지만, 오히려 이것을 계기로 국민의 후생수준과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진 사례는 무수히 많다. 지금 국가가 할 일은 한미FTA 발효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 피해를 보는 산업, 지역 및 계층을 어떻게 할 것이며, 아직 준비가 덜 된 서비스 부문을 어떻게 빠른 시일 내에 경쟁력을 높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울산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한미FTA가 발효되면 외국기업 입장에서 볼 때 한국이라는 입지가 가지는 매력은 더욱 커진다. 특히 동일본대지진과 엔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계 자본은 한국을 최적 투자처 가운데 하나로 볼 것이다. 울산시가 할 일은 한국을 투자처로 인식하고 있는 세계적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외국인 투자 유치 시스템을 정비하고 다른 지역보다 매력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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