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 퇴직기…‘노동운동 위기’ | |||||||||||||||||
노조 1세대 향후 3년간 4천명 대거퇴직 ‘고용없는 성장’ 지속… 동력 저하 우려 산업현장 고령화… 투쟁보다 안정 선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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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도시이자 노동의 메카인 울산에 최근 수년간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되면서 지역 노동계가 노동운동의 동력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울산은 산업화의 주역인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분포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데 이미 작년부터 이 세대의 퇴직기가 시작됐다는 점도 노동계가 심각하게 고민하는 문제다.
노동계는 고용 없는 성장으로 산업현장의 고령화가 두드러지면서 조합원들의 성향이 ‘투쟁’보다는 ‘안정’을 바라는 쪽으로 기울고 있는 와중에, ‘노조 1세대’ 격인 베이비부머의 대량 퇴직으로 상당수의 기존 조합원마저 떠나보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며 탄식하고 있다.
울산발전연구원 김혜림 연구원이 지난 20일 울산시니어클럽협회 토론회에서 발표한 ‘100세시대 울산지역 중고령자 지역케어와 일자리창출방안’에 따르면 울산에서는 제조업 분야에서 종사해 온 베이비부머의 퇴직이 오는 2013년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실제 김 연구원이 지난달 울산 주요기업을 대상으로 퇴직예정자 현황을 파악한 결과, 향후 3년간 약4,000명(만 59세)의 퇴직자가 쏟아져 나올 것으로 추산됐다.
올해를 기준으로 현대중공업 794명, 현대자동차 230명, 현대미포조선 84명 등 9개 주요기업에서 1,120명이 퇴직하는 것을 비롯해 2012년 1,305명, 2013년 1,481명 등 3년간 3,906명이 퇴직하는 것으로 파악된 것이다. 퇴직자 수는 2016년부터 더 심각해진다.
울산대학교 법학과 이수원 교수가 이날 발표한 ‘현대중공업 퇴직예정자 욕구조사를 통해 본 울산지역 중고령자 고용정책 과제’를 보면, 평균연령이 49세인 현대중공업의 퇴직규모는 올해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1만689명의 퇴직예정자가 발생하는데 이 중 73.5%에 달하는 7,855명이 생산직이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올해부터 2016년까지 2,857명이, 2017~2030년 2만8,607명이, 2031~2049년 1만2,338명이 산업현장을 떠난다고 이 자료는 언급했다.
이와 관련, 울산고용센터가 제공한 ‘울산 베이비붐 세대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기준으로 울산의 베이비부머는 19만7,000여명으로, 15세 이상 인구(87만7,000명)의 22.4%를 차지해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울산 노동계 관계자는 “고용 없는 성장과 베이비부머의 대량 퇴직으로 신규 조합원은 확보되지 않고, 기존 조합원은 자연 감소해 당장 노동운동의 동력이 눈에 띄게 저하되는 상황에 처했다”며 “이런 현상이 장기화되면 노조의 목소리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또 “노동운동의 위축도 문제지만 이보다도 산업현장에서의 노동강도 심화로 생산 근로자들의 안전이 담보되기 힘들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라며 “특히 최근 기업들은 고용 유연성을 위해 정규직이 퇴직한 자리에 비정규직을 채용하는 추센데 이 경우 향후 울산은 저소득 도시로 전락할 가능성도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