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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화강이 생명의 강으로 되살아나 이제는 생태환경복원의 대명사가 됐다. (사진은 태화강과 울산시가지 전경) |
1962년 울산시가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된 지 반세기를 맞이했다. 그 사이 대한민국 근대화의 중추적 역할과 함께 성장을 거듭해온 울산시는 이제 산업수도의 위상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100년을 위한 도약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 1997년 광역시로 승격한 이후 산업 발전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죽음의 강이었던 태화강을 생명의 강으로 되살려 이제는 생태환경복원의 대명사가 되었다. 이처럼 생태환경도시로 이미 국내는 물론 세계에 이름을 떨치고 있는 울산시는 산업과 환경, 생태, 문화 등 모든 것을 아우르는 경제수도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기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KTX 울산역 개통과 UNIST(울산과학기술대학교) 개교에 이어 혁신도시, 신항만개발, 오토밸리사업 등 각종 대규모 개발 및 산업 경제적 측면에서 혁신사업과 도심재개발사업이 차근차근 진행돼 울산의 새로운 도약이 기대된다. 이에 따라 미래 울산이 지금보다 한층 경쟁력을 갖기 위해 어떠한 구상을 수립, 추진해야 할 것인지를 짚어본다.
車·조선 등 중화학공업서 탈피
신성장동력 적극 유치 노력
광역교통망 연계 수소충전소 구축
수소사회 인프라 가능성 충분
교육·환경·문화·관광 어우러진
‘첨단산업도시’ 바람직한 미래상
휴일 아침, 시가지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도심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유유히 흐르는 태화강을 바라보며 잠시 시간여행을 떠났다.
20년 전만 해도 강 언저리에 잠시 머무는 것조차 쉽지 않아 가능한 피하고 싶었던 그 강이 이제는 말 그대로 친수공간으로 시민들과 일상을 같이 하고 있다. 밤기운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는 태화강은 한 폭의 그림이다. 지금의 태화강이 되기까지 경제적·시간적으로 엄청난 투자가 이뤄졌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강에 생기가 넘치다보니 도시 전체가 활기를 띠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만족해서는 안 된다. 울산시가 현재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은 누구나 공감한다. 이 같은 변화의 필요성에 공감, 울산시는 이미 지난 2007년 한 차례 수정한 중장기발전계획을 얼개로 신성장동력을 확충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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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소연료전지버스 |
2021년을 목표연도로 하는 ‘울산중장기발전계획 수정계획’은 지역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런 만큼 울산이 지향하는 바람직한 미래상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도 첨단산업도시를 으뜸으로 꼽았다. 다음으로 교육문화도시, 환경생태도시, 사회복지도시, 관광휴양도시 순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역사와 문화의 조화, 도시와 농촌의 조화, 사회계층간의 조화, 산업과 환경의 조화를 기반으로 하는 균형과 조화의 친환경 첨단산업수도로 비전을 설정했다. 그리고 경쟁력 있는 글로벌 산업도시, 인간존중 정주도시, 친환경 글로벌 생태도시, 매력있고 창조적인 교육문화도시, 신뢰받고 봉사하는 시정부를 경제산업, 도시공간, 생태환경, 사회·문화·복지 그리고 행정과 재정의 각 분야별 비전으로 제시했다.
이와 맥을 같이해 울산시가 미래사회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도시의 틀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역의 뜻있는 인사는 이미 쇠락의 길로 접어든 다른 시·도의 전철을 밟지 않고 울산시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도시의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관계자는 “88올림픽과 2002 월드컵 등 세계적인 행사에 이어 오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대한민국이 또한번 발전할 것”이라며 국가에도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있듯이 울산도 현재보다 한 단계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인가 획기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 획기적인 변화는 현재를 발판으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선 미래먹을 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주력산업을 고도화, 첨단화하는 것과 아울러 전지산업과 연구개발 기능을 수행할 기관 등 신성장동력을 적극 유치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광역교통망 구축도 울산시의 경쟁력 확보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동해안을 잇는 광역철도 즉, 시베리아까지 관통하는 이른바 한반도 종단철도를 개설하는 것과 아울러 물류 수송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백두대간 남북으로는 7호 국도가 유일한 도로환경을 개선하는 데도 특단의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광역교통망 구축의 경우 대부분 국책사업으로 진행되는 점을 감안해 정부를 적극 설득하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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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브리드 자동차. |
이처럼 사통팔달의 도로망이 구축될 경우 물류비 절감 등 여러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게 돼 도시 발전은 물론 국가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발전연구원 김문연 경제사회연구실장은 “2008년 경제위기를 감안하더라도 울산시의 GRDP 성장률은 1.7%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대구시(1.1%)에 이어 15위를 기록하는 등 성장정체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이처럼 성장정체현상이 심각한 것은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주력산업의 성숙화 및 주력산업의 정체를 대체할 신성장동력산업의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으로 지적했다. 주력산업만으로는 더 이상 경쟁력을 갖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은 김 실장 외에도 많은 이들이 지적하고 있다.
울산발전연구원 강영훈 기획경영실장은 도시 전체의 프레임을 바꿔야 한다고 제언한다.
강 실장은 “울산시의 주력산업인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은 모두 묵직한 중화학공업”이라며 미래 먹을거리는 중화학공업에서 벗어나 수소경제에서 찾아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도시 전체의 틀을 바꾸는 일의 중심에 수소경제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학계에 따르면 선진국의 경우 화석연료 고갈에 대비하는 것은 물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수소경제사회로 전환하기 위한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유럽연합만 하더라도 2000년 초반 엄청난 예산과 4~5년의 연구기간을 거쳐 ‘HyWays’란 제목의 수소로드맵을 내 놓은 바 있다. 그런 만큼 울산도 발 빠르게 수소경제로 도시의 모든 틀을 바꾸는 등 국내에서 수소경제를 선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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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소연료 전지차. |
강 실장은 “현재 울산의 주력산업인 자동차, 조선, 화학산업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무거워서 몸 회전이 느리다는 것이며 또 하나는 창조도시에서도 여전히 고임금이 지급될 수 있을 것인가라는 고민을 거듭하던 중 도시 전체의 틀을 바꿔야 한다는 결론을 얻게 됐다”고 했다.
울산시가 적극성을 띠고 있는 동북아오일허브 산업이 계획대로 추진되고 울산형 금융이 따라온다면 분명히 경쟁력을 갖게 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와 아울러 사회 전반에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사회구조를 가질 때 울산의 도시경쟁력은 그만큼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무엇보다 지식경제부에서 수소경제에 대한 연구가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16개 시·도 가운데 수소경제를 전면에 내세우는 도시는 어느 곳도 없는 실정이다.
정부는 오는 2014년까지 FCEV 타운을 중심으로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2015년 이후 일반소비자에게 보급해 탈석유사회를 위한 수소사회의 기틀을 확립하는 계획을 수립, 추진하고 있다. 더욱이 울산을 포함해 전국 2곳을 거점으로 지역 및 고속도로 연결망에 수소충전소를 구축할 계획인 만큼 울산이 수소사회를 이끌어갈 충분한 인프라와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학계의 한 관계자는 “연료전지차 뿐만 아니라 수소발전소 건설 및 일반 가정에서 쓰이는 에너지원 등을 수소경제로 바꾸는 등 울산이 수소경제의 메카가 될 가능성이 무척 크다”며 수소경제가 도시 경쟁력을 키우는 또다른 키워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