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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시민들이 오랫동안 기다려 왔던 울산시립박물관 개관을 2주 앞두고 만난 김우림 초대 박물관장이 시민들이 만들어 가는 박물관, 기업이 참여하는 박물관,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박물관을 만들어 가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
“전국 흩어진 지역유물 차근차근 이관
시민에 다가갈 스토리텔링 개발 박차
자긍심 느끼고 꿈 자라나는 공간으로”
“시민에게 사랑받는 박물관을 만드는 것이 목표이자 꿈입니다.” 울산박물관 개관을 앞둔 김우림 관장(50)의 포부다. 김 관장은 2009년 10월 박물관추진단장으로 부임하고, 올해 초 박물관장직을 맡은 이후 줄곧 박물관 운영체계 구축, 자료의 체계적 관리보존, 상설 및 기획전시 준비, 평생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의 업무를 진두지휘하며 짧은 시간에 울산박물관을 다양한 콘텐츠로 채워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래서인지 울산박물관 개관을 2주일여 앞둔 9일 오전 그의 집무실에서 만난 김 관장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묻어 있었다. 울산박물관은 22일 개관한다. 김우림 관장에게 그동안의 울산박물관 개관준비 과정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박물관 개관준비 과정을 말해준다면.
2009년 10월 1일자로 울산시 박물관추진단장으로 부임했다. 당시 임명장을 받으면서 시장님께서 말씀하신 울산이 추구할 문화도시로서의 박물관 역할에 대한 메시지를 가슴 깊게 간직하고 있다.
이후 울산 문화계의 인사를 만나면서 울산 박물관의 건립이 한때 박물관 부재 도시였던 울산에 다가오는 상징적 의미를 다시금 깨닫게 됐다. 그리고 생활 속에서 울산시민들이 전하는 울산박물관에 대한 기대와 격려를 수없이 많이 받아 왔다.
울산박물관의 위치는 시민이 접근하기 쉬운 대공원 동문 옆으로 최적지이자 박물관 건설 규모로도 그 어느 도시에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은 시설이다.
하지만 문제는 신설 박물관을 채울 전시유물을 비롯한 콘텐츠였다. 사실 많이 부족했다. 그래서 ‘시민이 만드는 박물관’, ‘울산의 기업이 참여하는 박물관’ 건립을 목표로 정했다.
그동안 울산시민들은 역사관의 전시 스토리라인을 계속해서 바꿀 수밖에 없도록 귀중한 유물을 아낌없이 기증해 줬다. 이를 통해 울산 역사의 빈자리를 차곡차곡 재구성할 수 있었다. 관장으로써 느낀 보람은 너무나 컸다.
-박물관을 어떤 콘텐츠로 채웠나.
울산의 여러 기업체는 산업사관 및 해울이관(어린이 박물관), 써클 영상관에 전시할 유물, 생산품, 모형, 영상 등 자료적 측면뿐만 아니라 내용 및 기술적 분야에서 아낌없는 도움을 줬다.
이들 기업체가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덕분에 시민들이 자긍심을 느끼고, 어린이들은 미래의 꿈을 키워 나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었다.
또한 울산에서 출토된 7만여 점의 유물 가운데 중요 유적지의 대표적 유물을 기꺼이 대여해 준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김해박물관, 부산대박물관, 울산문화재연구원 등 여러 기관들의 수고도 빠뜨릴 수 없다.
때마침 울산발전연구원은 울산 역사의 블랙홀이었던 구석기 시대와 고려시대 연자도 유적을 발굴했고, 신속한 행정절차를 통해 유물 전시를 가능하게 했다.
-울산출토 유물 이관을 위한 방안이 있나.
현재 김해박물관에 보관중인 울산에서 출토된 유물을 이관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특히 문화재청과 국립중앙박물관과의 협의도 어느 정도 끝났다. 실사도 받았는데 수장고와 보존처리 시설, 담당 학예사 유무 등을 조사받고 만족하다는 답변을 얻었다.
앞으로 국가출토 유물을 보관할 수 있는 기관으로 지정되면 전국에 흩어져 있는 울산 유물에 대한 이관 작업을 차근차근 진행할 계획이다.
-전시유물 중에서 이것만은 꼭 봐야한다는 유물이 있다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온 ‘청동솥’이 있다. 삼한시대 중국 유물인데 울산에서 출토돼 당시 중국과의 교류관계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유물이다.
또 최근 남구 황성동에서 발굴한 골촉(뼈로된 화살촉) 박힌 고래 뼈도 꼭 봐야한다. 반구대 암각화를 통해 당시 사냥문화를 미루어 알 수는 있었지만 실제적인 유물이 발굴된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오리모양의 예쁜 토기도 있다. 여러 기관에서 네 점의 토기를 가져왔다. 그 당시 사람들은 오리를 죽은 자의 영혼을 하늘로 태워서 올리는 매개자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오리모양의 토기를 만들어 무덤 속에 함께 넣었다. 이 밖에 연자도에서 작년에 출토된 불상 등의 유물과 시민들이 기증해 주신 각종 울산 유형문화재도 볼거리다.
-앞으로의 계획은
울산박물관 전 직원은 도슨트(전시해설사), 자원봉사자와 더불어 ‘시민에게 사랑받는 박물관’을 만들기 위해 더욱 혼신의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또한 다양한 전시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세계로 열린 공간, 전시와 잘 연계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가진 평생교육기간, 시민이 편히 찾고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이면서도 전문적인 고품격 서비스 기관으로 시민에게 다가서겠다.
아울러 울산의 역사와 민속 조사 및 유물 발굴을 주도하는 핵심 연구기관으로 발전시켜 나가는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시민에게 다가갈 콘텐츠와 스토리텔링의 개발은 또한 깊은 학문적 연구로부터 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울산의 각계각층의 협력으로 오는 22일 울산박물관은 역사적 개관을 하게 됐다. 이제야 울산 시민들은 종합박물관이자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아우른 도시역사박물관을 가지게 됐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울산의 역사를 더욱 알차게 완성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사랑과 질책을 함께 보내주시길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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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박물관 전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