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독일 ‘녹색경제 산업기술’ 방향 모색
울산연구원·국가녹색기술연구소 등 정책포럼 개최
국내·독일 전문가 참여… 상생협력·공동방안 논의
울산, 독일의 연구기관 간 ‘녹색경제 산업기술’의 정책 현안을 짚어보고 탄소중립 녹색성장을 위한 상생 협력의 길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돼 주목을 끌었다.
울산연구원(원장 편상훈)과 국가녹색기술연구소(소장 이상협)는 17일 환경부 후원으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아고라 에네르기벤데(Agora Energiewende·이하 아고라)와 함께 ‘울산-독일 녹색경제 산업기술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오전 롯데호텔울산에서 열린 포럼은 에너지·녹색산업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을 쌓고 있는 독일의 비영리 민간 싱크탱크인 ‘아고라’가 공동 주최로 참여해 울산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제언을 펼쳐 의미를 더했다.
포럼에서 드미트리 페샤(Dimitri Pescia) ‘아고라’ 아시아국장은 독일 화학산업 탄소중립 전략에 대한 발제를 통해 독일의 화학산업은 갈림길에 서 있으며 지속가능한 화학산업의 성장을 위해 혁신적인 에너지 전환과 순환경제의 실현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화학산업의 핵심 소재 개발을 위한 미래 기술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울산도 이에 대한 적극적인 고려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박지영 뉴욕 주립 버팔로대학교 교수는 탄소중립 과정에서 고용 순손실(실업)이 커질 수 있다며, 고탄소 산업이 밀집한 울산은 신재생에너지 기반의 에너지 전환을 통해 산업구조의 재편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희종 울산연구원 안전환경연구실장은 발제를 통해 현재 울산은 정부 출연 연구기관과 협력해 기존 산업의 녹색 전환을 위해 지역 기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에 그치지 않고 수소도시, 해상풍력발전, 생태산업단지와 같은 환경 친화적 시스템으로의 인프라 전환을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민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도 발제에서 지자체 탄소중립 정책의 영향과 효과를 손쉽게 평가할 수 있도록 미래 인구와 경제 시나리오 등을 반영한 통합평가모델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제 산업도시 울산을 대상으로 모델의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으며, 향후 최종 사용자인 울산시나 관련 연구기관이 탄소중립 시책의 효과 검증 등에 활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고라’의 낙 노 뚜이(Nag Ngo Thuy) 수석연구원은 탈석탄을 이행하기 위해 지역 고유의 기술적·경제적·문화적 여건을 고려한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이 필요하다며, 1960년대부터 수십 년간 탈석탄 정책을 추진해 온 독일의 경험은 석탄산업의 단계적 폐지를 앞둔 다른 나라에도 귀중한 교훈을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미숙 국가녹색기술연구소 박사는 60여 년에 걸친 점진적 탈석탄을 실현한 독일과 달리 한국은 탈석탄까지 주어진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독일의 석탄위원회에서 분석한 성공요인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발제 후에는 박흥석 울산과학대학 석좌교수를 좌장으로 고영주 한국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 도수관 울산대학교 교수, 송재령 국가녹색기술연구소 센터장, 염광희 ‘아고라’ 선임연구원이 참여하는 토론이 이어졌다.
울산연구원 편상훈 원장은 “이번 정책포럼은 울산을 넘어 국가 녹색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방안을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라며 “한국과 독일의 실질적 상생·협력의 길을 열어주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