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사각지대 해소, 좁고 어두운 골목길에 조명 밝히고 담장 낮춘 ‘자연적 감시’에서부터 출발
- 울산발전연구원, 범죄예방을 위한 범죄예방기법(CPTED) 적용방안 연구 -
울산지역 내 70~80년대 조성돼 노후된 원도심을 중심으로 좁은 골목길과 어두운 공간에 조명을 밝히고 높은 담장을 낮춰 개방감을 확보하는 등 범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범죄예방기법(CPTED)’의 필요성이 제시됐다.
울산발전연구원(원장 하동원) 도시공간연구실 변일용 박사는 울산지역 내 범죄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대상으로 범죄유형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범죄예방 설계기법을 제안한 연구보고서 「울산 범죄예방을 위한 도시환경설계 적용방안 연구」를 13일 발간했다.
지난 2011년 기준 울산에서 발생한 범죄는 모두 3만7,855건으로 하루평균 101건의 범죄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 가운데 강도, 강간, 살인 등 강력범죄는 모두 542건으로 집계돼 각종 범죄로부터 잠재적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범죄예방기법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변 박사는 연구보고서에서 범죄예방설계 기법을 자연적 감시와 접근의 통제, 영역성의 강화, 활동성의 증대, 유지관리 등 크게 5가지로 나누고 범죄발생 위험성이 높은 울산지역을 조사, 분석해 그에 맞는 범죄예방기법 적용방안 제안했다.
특히 변 박사는 공공기관과 공동·단독 주택, 근린생활시설, 공원·녹지, 학교 등 각 구역을 세분화해 범죄예방기법의 가이드라인 적용방안을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우선 공공기관의 경우 출입구를 1~2개로 최소화하고 부지 경계는 개방감을 높이기 위해 투시형 펜스 설치를 권장했으며 조경시설 역시 시야를 가리지 않도록 하는 한편 지하주차장에는 밝은색 페인트를 적용해 조명효과를 높이는데 도움을 주도록 했다.
공동·단독 주택은 출입구 주변과 사각지대 등 취약공간에 추가 조명을 설치하고 수목 역시 시야를 가리지 않도록 해 자연스런 감시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세대 내에서 감사가 가능한 CCTV 등의 시스템 구축을 제안했다.
이 밖에도 학교시설은 건물 내외부에서 폭력, 괴롭힘 등을 감시하고 방지하기 위해 건물간 연결이 필요한 곳에 투명재료를 활용해 개방적으로 설계하고 자연감시만으로 충분한 효과가 예상될 경우 교내 CCTV 설치는 최소화 할 것을 주문했다.
변 박사는 또한 CPTED의 법적 구속력 확보를 위해 울산에서도 범죄예방환경설계 지침 수립과 범죄예방위원회 설치, 예방지원사업 등의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원도심이나 재개발 지역을 비롯해 지구단위계획 및 주택사업 등 설계단계에서 CPTED를 적극 적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변 박사는 “이번 연구는 울산의 범죄예방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초기 도시설계단계에서 범죄예방이 이뤄지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으며 무엇보다 사람과 사람간의 커뮤니티를 통해 범죄의 자연적 감시가 이뤄지도록 유도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며 “울산에서 신규로 조성되는 건축물과 그 주변 공간에 이번에 제시된 정택방안이 적극 반영돼 범죄로부터 안전한 도시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