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화학산업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바깥으로 중동 등 산유국과 중국을 비롯한 화학제품 수요가 많은 국가들이 적극적으로 화학산업에 투자하고 있고, 선진국을 중심으로 기술보호주의가 강화되고 있어 우리나라의 화학산업은 새로운 산업구조 고도화의 기반조차 확보하기 어려운 현실로 내몰리고 있다. 또 안으로는 화학산업은 공해산업, 장치산업, 에너지과소비산업 등으로 언급되면서 시대에 뒤떨어진 사양산업으로 치부되거나 생산, 부가가치, 수출의 일익을 담당하는 측면에서 잘 봐준다면 전통주력산업으로 언급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 나라의 화학산업은 전 산업이 필요로 하는 중간재를 생산하는 부품산업이며, 새로운 기술개발에 따라 철강의 강도를 대체하고, 내열성을 가진 유리 등을 대체함으로써 활용성을 개선하며, 목재 등을 대체함에 따라 천연자원을 보호하는 환경보호산업이며, 고무 등과 같은 제품에 비해 강도를 강화하여 마모성을 대체함으로써 수명을 연장하거나 시멘트 등과 같은 건축용 단열재를 대체함으로써 우수한 시공성으로 건축분야 혁신활동을 주도하는 가정 및 소비생활 선도산업이며, 비철금속을 대체하는 광섬유 등으로 첨단정보통신산업 발전을 촉진하는 등 핵심소재산업인 동시에 기술집약형 장치산업인 것이다.
이러한 화학산업만이 가진 엄청난 전․후방산업연관효과에 따른 산업연계적 특성으로 선진국도 쉽게 포기하지 못하고 지속적인 연구개발 및 투자로 산업의 고도화를 추구하거나 다품종소량생산의 첨단 정밀화학산업으로 이행하면서 대량생산에 기반을 둔 개도국이나 후발국의 거센 도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기술집약의 각축장이 되고 있는 산업분야이다. 이와 동시에 선진국의 화학산업은 오랜 역사를 거쳐 축척된
기술개발과 특허 등과 같은 지식재산권으로 후발국의 도전에 기술 및 지식보호적 차원에서 엄격하게 보호되는 첨단산업인 것이다.
이에 비하여 그 성장의 역사가 일천한 우리나라 화학산업은 선진국의 기술보호주의와 중동 산유국과 중국의 거센 추격에 직면해 있다. 아직까지 이들 국가의 화학관련 시설이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지 않아 어느 정도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하나 곧 경쟁력을 상실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비하여 기술집약적인 우리나라 정밀화학산업의 기반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고, 더불어 정밀화학산업으로 산업구조의 고도화는 부진한 실정에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정부의 전면적인 시장개방정책에 따라 세계 최고의 기술경쟁력을 가진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Free Trade Agreement)에 합의함에 따라 양국간 관세부과없이 수출입이 가능한 무한경쟁의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여기에 양국간 정권교체, 의회의 비준 절차 등을 거쳐야 하는 관계로 본격적인 자유무역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미래의 닥쳐올 경쟁은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 최대의 화학산업 집적지인 울산은 지역산업을 견인하고 있는 자동차산업과 조선산업과 함께 트로이카체계가 구축된 전국 최고 수준의 산업경쟁력을 가진 생산도시이자 수출도시이다. 지금까지 안정적인 산업생산, 고용, 수출 등이 유지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였으며, 경제적인 측면에서 전국 최고의 산업경쟁력을 가진 도시로 만들어온 것이 지금까지의 현실이었다면, 변모하는 세계경제환경에서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조성하여 미래에도 지역경제 발전으로 이어나가야 할 막중한 사명을 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울산지역의 3대 산업을 살펴보면, 자동차와 조선산업에 대하여는 어느 정도 가격 및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 중론1)이지만, 화학산업에 대한 우려는 상당히 깊게 나타나고 있다. 3대산업중심의 트로이카체계가 구축된 울산지역에서 화학산업이 세계적인 경쟁에서 낙후되어 경쟁에서 탈락하게 되면 울산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지대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산업전체에 미치는 영향도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화학산업은 정밀, 정보통신, 반도체, 2차 전지, 신소재, 자동차, 생활가전 등 거의 전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높은 전․후방산업연계효과로 인하여 우리나라 산업의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FTA에 기인한 시장개방을 고려하면, 자동차산업은 최대의 수혜를 얻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조선산업은 미국과의 경쟁이 없어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화학산업은 세계 최고 기술을 가진 미국의 화학업체의 거센 경쟁에서 비켜나갈 수 없는 환경에 처해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울산지역 화학산업이 한미FTA로 받게 되는 영향을 살펴보고 산업적 경쟁력을 고려한 수출확대방안을 검토함과 동시에 화학산업에 기반을 둔 신산업 창출방안에 대한 연구를 통하여 지역 화학산업의 향후 발전방향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