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학연구논총 제6호
울산은 그동안 전국에서 평균연령이 가장 낮았지만 해마다 제조업 출신의 은퇴자들이 증가하고 있고 조기퇴직과 높아진 평균연령은 길어진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 연구의 목적은 울산 지역 은퇴자들의 삶의 질과 행복 수준, 여가활동을 분석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연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유목적표집법을 이용하여 58세부터 75세가지 은퇴자 241명을 대상으로 기술통계분석, 일원분산분석과 사후집단간비교(LSD), 독립 t-검정, 상관분석과 단순회귀분석을 실시하였으며, 다음과 같은 연구결과를 얻었다.
첫째, 울산 지역 은퇴자들은 주로 아파트의 자기 집에서 살고 있고 최종학력이 고등학교 졸업자가 많았다. 월평균 용돈은 20만원 미만이 가장 많고, 경제적인 부분의 노후준비 방법은 대부분 국민연금을 이용하였다. 은퇴자들이 겪고 있는 가장 어려운 점은 건강문제와 경제적인 어려움이었고 생활비는 본인 및 배우자의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었다.
둘째, 울산 지역 은퇴자들의 행복 수준은 보통(평균 3.13) 수준에 가깝게 나타났는데 매우 만족(5점)과는 먼 차이가 있었다. 은퇴자들이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등 대기업 출신 은퇴자들이 많아서 경제적 수준이 높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행복 수준은 오히려 낮다고 판단할 수 있으며 경제적 수준이 행복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점은 상기시켜준다. 행복 문항 중에서 자녀들의 효도와 관련된 문항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일과 건강, 복지정책 등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행복 수준은 직장이 없는 은퇴자들이 직장이 있는 은퇴자들보다 보다 높게 나타났는데 노후 준비가 잘 된 덕분이라고 할 수 있고 경제성장과 행복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이스털린의 역설을 상기할 필요가 있으며 은퇴 이후에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일보다는 여가생활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또한 여가만족은 행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 퇴직이후에도 자신에게 알맞은 여가활동을 개발할 필요성이 있다.
셋째, 은퇴자들이 하고 싶은 여가활동은 스포츠 참가와 여행이 많았고, TV시청이나 휴식은 하고 싶지 않은 여가활동이었지만 실제적으로 은퇴자들이 1년 동안 가장 많이 하는 여가활동 경험이었다. 은퇴자들의 여가만족 평균은 3.05로 나타났고 여가불만족의 이유는 경제적 부담과 체력/건강이 좋지 않기 때문이었다. 마지막으로 TV시청 이외의 여가활동을 많이 하는 은퇴자들이 TV시청을 많이 하는 은퇴자들보다 여가만족의 평균이 높게 나타났고 여가만족은 행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긍정적인 여가태도는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더욱이 울산과 같이 교대근무, 잔업과 특근이 많은 극도의 일 중심 사회에서는 일과 여가의 균형점을 잡기도 여렵고 자신에게 유익한 여가를 발견할 기회도 적다. 인생주기에서 은퇴 이후의 여가활동은 그동안 자신에게 친숙한 여가활동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은퇴 이전에 자신이 좋아하는 여가활동을 갖는다는 것은 퇴직 이후에도 여가 선택의 범위가 넓어지고 자신의 평생 동반자를 얻는 것이며 퇴직 이후의 삶이 보다 행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암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