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한국 구비문학대계』 울산편을 울산 시민이 읽기 쉽게 스토리텔링하는 목적으로 집필된 책이에요. 잘 알려진 울산의 이야기는 좀더 쉽고 재미있고,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는 새롭게 알리는 데 목적이 있지요. 또한 울산의 이야기 속에 남아있는 울산사람들의 삶과 정신을 찾아보는 목적도 동시에 가지고 있어요.
최대한 울산의 특징을 드러낼 수 있는 이야기를 살리는 데 초점을 두었어요. 그뿐만 아니라 울산의 특성이 드러나지 않은 이야기는 당시 관련 자료와 연결해 울산의 특성을 부각시킬 수 있도록 노력했어요. 『조선왕조실록』, 『울산지방민요자료집』 등 울산 관련 자료를 보충해 이야기를 구성했죠. 어느 지방에서나 있을 수 있는 민담에 울산의 특색을 담으려고 했어요. 민요의 제목이나 각주 표시는 가독성을 위해 참고문헌으로 대신했고요.
구비문학은 사람들의 입을 통해 전승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지요. 오랜 세월에 걸쳐 많은 사람이 함께 창작해 내려온 것이지요. 이 때문에 언제 어느 때 어떤 모습으로 달라질지 모른다는 묘미를 가지고 있고 말이죠. 이 책을 읽다 알고 있는 내용과 다른 부분이 나오면 그것이 구비문학의 특징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아요.
구비문학의 또 다른 특징은 이야기의 참맛이 단순하다는 것이에요. 사건의 개연성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못한 경우가 많아요. 읽는 이로선 몰입하기가 어렵지요. 그렇다고 소설의 기법에 치중하면 이야기의 맛이 사라질 수도 있으니 그 또한 문제가 되겠지요.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쉽게 읽어 내려갈 수 있도록 개연성을 보충하려고 했지만 이야기의 참맛을 버리지 않는 데도 주력했어요.
이 책은 많은 분의 도움으로 함께 만들어졌어요. 가장 먼저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 할 분들은 울산에 사셨던 수많은 할머니 할아버지이세요. 그분들의 입을 통해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 덕분에 책으로 엮을 수 있었어요.
또한 울산대학교 박경신 교수님, 성범중 교수님, 김구한 교수님, 허영란 교수님, <울산신문>의 김종경 논설위원 등 많은 분들이 좋은 글이 나올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셨죠. 울산학연구센터 김석택 센터장님, 이경희 연구원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요. 삽화를 맡아주신 곽영화 선생님께도 더불어 인사를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책 제목 이야기를 해드릴까 해요.『울산에는 500가지 스토리가 있다』, 감각적인 책 제목이지요. 정말 500가지나 있나 싶은 생각이 드시죠. 고백하자면 『구비문학대계』 울산편에 수록된 자료는 총 343여 편이에요. 중복되는 이야기, 빈약한 이야기를 배제해도 300여 편이 채 되지 않지요. 또 책을 만들기 위한 분류 과정에서 이야기의 수가 많이 줄었어요.
그런데 왜 500가지라는 제목을 썼냐고 반문하시는 분들이 계시겠지요. 500가지는 실제로 500이라는 숫자의 의미보다 오만가지(여러 가지)라는 의미가 더 커요. 그러니까 울산에는 『구비문학대계』 에 수록되지 않은 많은 이야기가 있다는 의미의 제목이에요. 울산에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찾아내는 것은 앞으로 계속 진행되어야 할 연구이기도 하고 말이지요.
이 책이 울산의 이야기를 찾아내고 널리 알리는 작업의 가치를 확인하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글을 마칩니다.
2012년 12월 어느날
울산대학교 인문관 6층 연구실에서
김 선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