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울산학연구 연구논총 " 울산의 정자건축 고찰"
연구자: 이철영. 이창업
울산은 그 주변에 위차한 여타 도시들 못지않게 유구한 역사가 중첩된 도시이다. 오히려 고대로 갈수록 울산 역사의 힘은 이웃 도시를 능가혐, 반구대 암각화를 비롯한 선사시대의 역사문화가 그를 잘 대변해 준다. 그리고 이러한 역사는 강과 그 맥을 같이하고 있는데, 울산이 중심을 관통하고 있는 태화강이 바로 울산 역사의 산 증인이요 그릇인 것이다.
오늘날 우리들은 그 강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혹시나 하나의 자연요소로 치부하고 있지는 않는가? 우리 인간들이 강이라 부르는 순간 강은 자연을 넘어선 인간의 삶과 직결된 문화적 가치를 가지게 된다. 울산에서 태화강과 회야강이 그러하다. 그리고 그 강과 강변에서 벌어진 숱한 삶의 기록을 종합적으로 담았던 것이 바로 정자건축이다. 건축은 인간의 삶을 담는 그릇이요, 정자는 주변의 자연을 담는 대표적인 건축유형이므로 강과 밀접한 연과성을 가진 정자건축이야 말로 진정한 역사문화의 총체라고 부를 수 있겠다.
역사와 문화를 이야기함에 있어 이처럼 핵심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정자건축에 대하여 지금까지 울산에서 논의된 적은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다. 이에 본 연구는 울산에 위치한 정자건축의 실태를 파악하여 향후 보다 시급하게 보존하고 보전하여 할 정자건축을 발굴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이번 현장 실태조사를 통하여 울산의 대표적인 강 태화강과 회야강변에 위치한 정자를 파악한 결과 보존 상태가 비교적 양호하고, 역사적․건축적 가치를 가진 것은 10동 정도로 이해되었다. 그리고 그것들을 개괄적이나마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은 건축특성을 가진 것으로 파악되었다.
가. 평면은 홀집 계열로 양측에 방, 가운데에 대청으로 분화된 중당협실형을 갖는다.
나. 전면에 난간을 달린 툇마루를 내밀었고, 툇마루 부분은 아래에 루하주를 두어 루마루의 형식을 갖게 하였다.
다. 재실의 기능을 가진 정자를 제외한 나머지는 대부분 대청 후면에 달린 판문이 주출입구가 되도록 하고 정면의 경관을 극적으로 바라보게 한 후면부 진입형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자의 특성은 인근의 경주지역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