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이유에서든 집을 떠나 산수에 이르면, 누정은 늘 있어야 할 곳에 있다. 혹신 독자들은 산 좋고 물 맑은 곳에 잠시 머물려 그 곳에 정자 하나 있었으면 한 적은 없는가?
그렇다면 분명 그곳은 선조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비경일 가능성이 있다.
아니면, 그 땅을 찬찬히 살펴보라! 그러면, 어느 때인가 만들어졌다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사라져버린 누정의 흔적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깨진 기와조각과 널브러진 주춧돌들이 한 때 자신이 거기에 있었음을 말해 줄 것이다.
이미 만들어졌고, 지금까지 잘 알려진 누정들은 저마다의 사연과 이유를 가지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품어야 할 산수가 없었다면, 애초 태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중국 북송 때의 화가였던 곽희는 산수에 대하여 설명하면서 ‘산은 물로써 혈맥을 삼고, 물은 산으로써 얼굴을 삼으며, 정자로써 눈썹과 눈을 삼는다’고 하였다. 즉 누정은 산수를 바라보는 눈에 해당하며, 산수를 몸으로 삼았다.
그래서 누정은 그 자신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곳에 위치하여 산수에 어울릴 것인가, 어떤 곳에 위챃여 다른 산수를 잘 바라볼 것인가를 고민하였다.
울산의 산수는 전국 어디에 내어 놓아도 부족함이 없는 경치를 자랑한다. 때로는 그 경치가 너무도 빼어나 누정을 허락하지 않은 곳도 있고, 누정이 들어서서 금상첨화인 곳도 있다. 이렇게 울산의 산수는 필요에 따라 누정을 불러들였다.
그러면, 그 누정들은 어디에 있을까? 그리고 어떤 모습일까? 남아있는 한 것일까?
지금까지 울산의 누정에 대하여는 몇몇 학자들 사이에서 회자되었을 뿐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는 많지 않았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서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 글은 그런 울산의 누정을 찾아가는 첫걸음이며, 앞으로 또 다른 경차를 발견하고 누정을 만들려고 할 때를 대비한 구급함과 같다. 구급함은 몸을 완전히 치료할 수는 없다. 그래서 이 글에는 울산 누정의 현황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만이라도 이끌어 낼 수 있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담겨있다.
■ 목차
들어가는 글 07
1. 산수(山水)란? 09
2. 요산요수(樂山樂水)의 구현, 경(景)과 곡(曲) 13
3. 울산의 산수(山水) 66
4. 산수(山水)와 누정(樓亭) 108
5. 누정(樓亭)이란? 119
6. 울산의 누정(樓亭), 어제 132
7. 울산의 누정(樓亭), 오늘 283
마치는 글 321 [이 게시물은 최고관리자님에 의해 2012-12-05 15:03:30 연구보고서에서 이동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