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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명 울산, 신라 불국의 관문 (2020 울산학 교양서)
연구부서 울산역사연구소 과제분류
연구진 정천구 발행연도 2020
첨부파일 분량/크기 53.3M

 

울산, 신라 불국의 관문

 

오늘날 울산이라고 하면 대개 산업도시로만 여긴다. 20세기 한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에서 울산이 기여한 바를 생각하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게다가 근대 이전에도 그러했고, 심지어 신라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더라도 그러했으니, 괴이할 게 없다. 문제는 산업도시라는 인상이 워낙 짙어서 문화적으로는 거의 불모지로 여겨진다는 사실이다. 신라의 수도인 경주, 한국의 찬란한 불교문화가 풍부하게 남아 있는 경주가 가까이 있어서 더욱 대비되어 그런 인식이 강화된 사정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울산이 문화도시와는 거리가 먼 도시냐 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적어도 역사적으로 볼 때, 그런 대접을 받는 것은 울산으로서는 아주 억울하다.

 

대체로 지명에는 그 지역의 특성이 잘 드러나 있다. 지리와 관련될 수도 있고 문화와 관련될 수도 있으며 물산과 관련될 수도 있다. 울산(蔚山)은 옛날에 울주(蔚州)로 불렸으니, 오래도록 ()’을 갖고 있는 셈이다. ‘울창(鬱蒼)하다는 표현으로 널리 쓰이듯이 무성하다, 아름답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 글자의 뜻대로 울산은 경제적으로 주요한 항구로서 물산이 풍부하게 드나들었던 도시였다. 이미 신라 시대부터 그러했다. 그뿐만 아니라 신라를 대표하는 불교문화도 이 곳 울산이 없었더라면 경주에서 그렇게 꽃을 피우지는 못했을 것이다.

 

울산은 신라의 불교문화가 자리를 잡고 융성해지는 데 있어 관문이자 토대가 된 곳이었을 뿐만 아니라 그 자체 불교문화의 근거지였음에도 이제까지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다. 자장율사를 높이며 그를 통해 불국토를 이야기하는 경우는 있으나, 울산이 신라가 불국으로 가는 관문이자 울산 자체가 불국토일 수 있음에 대해서는 거의 간과되고 망각되어 왔기 때문이다. 현재 남아 있는 유적지와 유물들로는 충분히 입증하기 어려울 수 있으나, 불국토의 주요한 전거를 제공해주는 삼국유사를 꼼꼼하게 독해한다면 불국의 관문으로서 울산의 위상이 돋보일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고승 법현(法顯)이 인도로 구법 여행을 갔다 와서 쓴 글인 법현전불국기(佛國記)라고도 하는데, 그 불국은 당연히 인도를 가리킨다. 그러나 대한민국 경주에는 불국사(佛國寺)가 있어 석가모니를 상징하는 석가탑 및 석가모니가 설법한 진리를 상징하는 다보탑을 품고 있으므로 바로 이 땅이 불국이었음을 증언해주고 있다. 제목의 불국은 인도나 다른 나라가 아니라 바로 이 나라가 부처의 나라, 부처의 가르침이 전하는 불교의 나라, 불교의 진리가 구현된 불법의 나라라는 뜻으로 쓴 말이다. 그렇게 신라가 불국으로 가는 데 있어 지리적으로,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관문 구실을 한 곳이 울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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