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유전자 통해 새 도약을 기약함
2천년간 이어온 달천광산을 탐구하는 이유는 이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광맥을 캐는 방법론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회고취향에 머무는 것도 아니고, 광산유적의 복원이나 관광콘텐츠 확충에만 머물 수도 없습니다.
고고, 역사, 야금 연구자는 고대 제철산업의 실체와 가치를 발굴하는데 치중했고 행정, 관광, 이벤트 연구자는 도시 상품성과 관광 수요를 키우는데 집중해 왔습니다.
이러한 접근만으로는 달천철장 2천년이란 깊고 큰 문화용량을 채우기 미흡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철기시대 2천년 사이에 세라믹과 실리콘 시대가 있었고 앞으로 새로운 문명이기가 움틀 것입니다. 토철에서 철을 뽑고 모래에서 반도체를 뽑듯 빛과 물에서도 문명전환을 자극하는 소재를 추출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방법은 정보의 수집과 처리입니다. 새것을 만드는 고도의 기술 및 인력의 확보가 우선이며 다음이 생산과 거래입니다. 첫 제철산업 발상은 정보의 유입과 자극이 분명 있었을 것입니다. 울산이란 지정학적 위상은 선진 정보를 얻을 해로와 육로가 뚫려있고 북방이든 남방이든 자극받을 네트워크가 연결돼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정보를 구현할 자연재료가 있어야 했는데, 울산은 산악과 해양, 중생대에서 신생대 지질까지 다양한 풍토가 있고 선사시대부터 인구밀도도 높았습니다.
달천광산을 탐구한 이 책은 과거 비범하게 도약한 땅의 바탕을 이해하고 그곳을 개척한 영웅들의 유전자를 확인해 자신감을 갖자는 것에 의미를 두고자 합니다. 그래서 현재와 미래를 개척하는 힘을 얻자는 것입니다. 현실에 소용이 닿는 이용후생과 경세치용에 달천광산을 탐구한 이 책이 이용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