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용역 사업 관리 체계를 대폭 손질하기로 했다. 예산 낭비 요소를 줄이기 위한 자구책 성격도 띠고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시는 그동안 유사한 용역을 관행적으로 되풀이해 예산을 낭비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KBS 울산이 최근 이 문제를 깊이 있게 다뤘다.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 오른 울산시 사업에 △울산 도시철도 2호선 사업과 △세계유산 ‘반구천의 암각화’ 종합 정비계획 사업이 있다. 시는 도시철도 2호선 사업의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연구 용역에 1억 2천만 원을 들이기로 했다. 또 ‘반구천의 암각화’ 종합 정비계획 용역에는 2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처럼 울산시가 기획한 2024~2026 학술·기술 용역은 통틀어 340건, 투입할 예산만 자그마치 724억 원에 이른다. 그리고 용역 예산은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난다. 용역 예산이 2024년 211억 원에서 2026년 275억 원으로 늘었으니 2년 새 30% 넘게 증가한 셈이다. 울산시가 용역 사업 관리 체계를 전면 개편하기로 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원칙은 이미 정해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먼저, 예산 낭비로 이어지는 유사·중복 용역은 사전에 차단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부서별로 흩어져 있던 용역 결과물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춰 관행적으로 되풀이되는 용역 발주를 막겠다는 뜻을 읽을 수 있다. 울산시는 사전 검토 기능을 강화하면 자료의 통합 관리가 가능해져 예산 낭비를 줄이고 용역 품질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시는 또 원안 가결 비율이 높아서 형식적이고 허울뿐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용역심의위원회의 역할도 더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울산연구원과 공공투자센터에 용역 내용과 기간, 중복 여부를 제대로 살피게 해서 조건부 승인이나 보완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도록 길을 터주기로 한 것이다. 또한, 용역 사업 예산을 편성할 때 각 부서가 필요성과 기간 등을 검증할 지침도 따로 마련하기로 했다.
울산시는 이 같은 새로운 용역 사업 관리 체계를 새해 첫 추가경정예산 편성 때부터 도입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새 관리 체계는 적지 않은 예산 절감 효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고, 그만큼 기대도 크다. 그러나 시행착오 성격을 지닌 과거의 잘못된 관행은 어떻게 처리하고 넘어갈 것인지 구체적 계획을 알 수가 없어 궁금증을 낳기도 한다.
수억 원대의 예산을 들인 것으로 알려진 가칭 ‘울산시 맑은 물 확보 종합계획 수립 용역’ 사업이 대표적이다. 시는 이 용역 사업 결과를 수년째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의혹을 자초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